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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한양 안동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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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한양 안동의료원장

입력
2013.05.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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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원 사태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과 범위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간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운 소외계층의 의료서비스를 위해 적자와 무관하게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 쪽에서는 이미 전국민의료보험이 실시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1종 의료급여수급권자들은 본인부담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굳이 거액의 적자를 무릅쓰고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차라리 의료원 운영비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확대가 낫다는 것이다.

경북 안동의료원은 경북 내륙 소도시에 있으면서도 공공의료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진주의료원도 안동의료원 벤치마킹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양(57·사진) 안동의료원장에게 공공의료의 의미와 역할, 진로에 대해 들었다.

진주의료원 사태는 전국적 문제로 보인다. 어떻게 보는가?

"진주의료원과 같은 문제는 전국 모든 의료원이 안고 있는 어려움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모든 공공의료인들이 다 함께 고민하고 힘 모아 풀어나가야 할 공동의 숙제다. 끊임없는 경영혁신을 통한 체질개선과 함께 공공의료 본연의 의무를 다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전국 34개 의료원 중 안동의료원에 대한 평가와 위상은.

"2009년도 경영평가에서 전국 1위를 한데 이어 최근에는 3등과 5등을 했다. 하지만 5위 아래로 밀려난 적이 없다. 경영평가는 모든 분야를 통틀어 점검하는 까다로운 종합평가로, 안동의료원이 상위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리 직원들은 경쟁력을 위해 자진해 봉급을 동결하고 직원 모두가 경영에 참여한다는 의식을 지니고 있다. 봉급쟁이에게 임금동결은 가장 큰 고민이고 힘든 상황이다. 이를 인내하면서 노력해준 직원들의 희생 덕분이다. 그 결과 지난해 공공보건의료기관 평가결과 최우수 의료기관에 선정됐고, 국민건강보험공단 평가결과 장기요양급여평가 방문간호 분야 A등급기관에 뽑혔다. 저도 개인적으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과 경북도지사 유공표창을 받았다."

타 의료원의 주요 벤치마킹 대상이다. 안동의료원의 혁신사례를 소개한다면.

"전국 3번째로 약품 성분별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예산 4.5%를 절감했다. 약품 외 다른 모든 소모품을 구매할 때도 경쟁입찰을 도입했다. 직원 275명의 임금을 동결하고 친절, 절약, 청결위원회를 운영해 환경개선에 나섰다. 허리띠를 졸라맨 재원으로 병원을 리모델링해 민간병원보다 나은 시설을 갖췄고, 우수한 의료진도 구축해 의료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은 전 직원이 가족처럼 뭉쳐 주인의식을 갖게 했다. 공공의료도 살아 남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때문에 우리 병원은 노조가 없고, 노조가 없어도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구조가 가능하고, 전 직원들의 복리향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공의료원으로서 특별히 펼치는 공익사업이 있다면?

"전 28년간 산부인과를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임신중절 수술을 한 적이 없다. 산부인과가 중절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수익성 포기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출산장려 전도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 또 가톨릭 신자로서 생명존중의 가치를 저버릴 수 없었다. 그래서 병원 문을 닫더라도 중절수술만큼은 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다. 그와 같은 경험을 살려 안동의료원은 '아이 낳기 운동' 차원에서 산부인과가 없는 도내 8개 시·군을 순회하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무료 간병센터 사업과 '보호자 없는 병원' 등 민간병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위해 우리는 뛰고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공공의료가 갖는 의미다."

● 약력

예천군·안동시보건소장

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장 및 수련부장

한양산부인과 원장

가톨릭의과대학 산부인과 외래교수

천주교 안동교구 평신도회 회장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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