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9일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최영조 경산시장이 시정 보다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 과도한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취임 5개월여 동안 경산시 발전을 위한 의욕적인 정책 추진은 찾아볼 수 없고, 각종 행사참석으로 얼굴 알리기에만 바쁜 시장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산지역 내에서는 "경산시장을 만나기 위해선 시청이 아닌 행사장에 가야 된다"는 말리 공공연하게 떠돈다.
15일 경산시청 시장 비서실에 따르면, 최 시장의 이날 하루 일정은 출근 후 오전 10시가 되기도 전에 외부행사 참석, 그리고 시청에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4시 이후다. 취임 후 통상적인 최 시장 일정도 이날 하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최 시장 측은 "5월은 유독 행사가 많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행사가 많기는 마찬가지인 다른 자치단체장들의 행보는 이와 다르다. 경북 A군수의 15일 일정을 보면, 오전 10시55분 행사참석차 출타, 점심식사 후 군청 귀가, 오후 1시30분 외부행사, 오후 3시30분 군청 귀가 등이다. 대구 B구청장 또한 오전 11시 출타, 점심식사 후 구청 귀가, 오후 행사참석 후 4시 귀가 등이다. B구청장 비서실 관계자는 "최 시장의 일정을 보면 공무원들이 시장과 시정을 진지하게 논의할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며 "민원인 입장에서 볼 때도 아마 최 시장 만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산지역의 모 인사는 시장 면담을 비서실에 요청했다 1개월 뒤에나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최 시장의 '무사안일형' 시정 추진 스타일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취임한 지 5개월이나 됐는데도 역점추진시책 하나 제대로 내놓는 게 없기 때문이다. 전임 시장이 추진하던 건설기계부품단지 조성사업의 추진도 지지부진하고, 경산 발전을 위한 청사진도 무엇 하나 뚜렷한 게 없다. 책임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시책 추진 대신 오로지 잡음 없는 시정에만 주안점을 뒀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대목이다.
경산시민 손모씨는 "지금 경산시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시청과 시민들이 한마음이 돼 추진력을 발휘할 때인데 최 시장 취임 후 어느 순간 역동성이 사라지고 조용한 경산시의 이미지만 남게 됐다"며 "시장은 본인의 정치적 이익 및 행보만을 생각지 말고 시책 추진 공적으로 평가받고자 노력할 때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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