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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정치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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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정치 바꾸겠다"

입력
2013.05.1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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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세력화 행보에 시동을 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8일 광주에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구현하지 못한 변화에 대한 열망을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며 정치개혁의 깃발을 다시 올렸다. 지난해 표방한'새 정치 프레임'으로 안풍(安風)을 다시 일으켜 정치권 새판짜기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안 의원은 이날 5ㆍ18 기념식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치의 구상을 밝히며 ▦1987년 민주화투쟁 이후 형성된 기득권 정치체제 청산 ▦진영 정치라는 낡은 정치유물 극복 ▦국민 삶 개선을 위한 대한민국의 전반적 구조개혁 ▦정치 주체세력의 다양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여야 정치권을 "관성에 젖고 기득권에 물든 기성정치" "적대적 공생관계" "진영의 권력쟁취만을 위한 정치" 등으로 싸잡아 정면 겨냥했다. 여야가 이념 과잉의 싸움을 벌이면서도 지역을 기반으로 기득권을 챙기는 공생관계에 있다는 비판이다.

이 같은 정치개혁 프레임에는 기성 정치권에 비판적인 중도층을 규합하면서 제3세력의 정치적 공간을 확장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안 의원은 전날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 마을을 방문하는 등 영호남을 넘나드는 행보로 제3세력의 존재감도 부각시켰다.

아울러 양당 정치 체제 바깥의 인재를 모으기 위한 깃발의 의미도 담겨 있다. 그는 "경제, 노동, 정치현장 등에서 전문성을 쌓고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참여하는 생활정치가 돼야 한다"며 인재 영입 기준도 제기했다.

안 의원이 기존의 여야 구도를 넘겠다는 프레임을 제시했으나 현실 정치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타킷은 민주당이 될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은 이날 "기성정치로 인해 광주정신이 흔들리고 있다""광주는 한국정치의 물줄기를 바꿔왔다" 등 여러 차례 '광주정신'을 강조해 민주당 안방을 정면 공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 의원을 지지하는 호남권 지역조직 대여섯 곳의 관계자 150여명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안 의원이 전날 부산에서 가진 간담회 보다 참석 인원이 3배 정도 많았다.

안 의원의 정치개혁 프레임은 그러나 제3세력이 독자세력화를 시도할 때마다 나온 단골 테마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적 파괴력의 크기와 지속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해 안 의원이 '의원 정수 축소' 등을 주장했다가 '반(反) 정치' '포퓰리즘 정치' 라는 역풍을 맞았던 터라, "또 다시 구체적인 내용 없이 식상한 카드를 제시했다"는 냉소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때문에 정치개혁 프레임을 뒤받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콘텐츠와 정치적 실천이 핵심적인 관건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안 의원도 이날 민주당의 '을을 위한 정당'을 골자로 한 '광주선언'에 대해 "문제의식으로만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해법으로 실천하면서 을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 피부에 와 닿게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그 말은) 저에게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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