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사랑재의 회담 테이블에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15일 여야 원내사령탑으로 나란히 선출된 이후 나흘 만의 공식 상견례 자리에서 둘은 대화와 양보를 강조하면서도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두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을 골자로 한 정치 쇄신 법안 처리 문제와 관련해 "여야가 합의했거나 앞으로 합의할 법안들부터 순차적으로 신속하게 통과시키자"고 의견을 모았다. 의원 세비 삭감과 연금 축소,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개선, 의원 겸직 금지 규정 강화 등 쟁점들에 대해 일괄 타결에 매달려 시간을 끌지 말고 가능한 법안들부터 처리해 성과를 내겠다는 뜻이다. 최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한꺼번에 하려고 하면 어려우니 차례로 하자고 했고, 전 원내대표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첫 회동 비공개 회담부터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가계 부채 문제 및 각종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거론하며 공세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최 원내대표는 "오늘 현안들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니 차차 얘기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모두발언에서도 두 원내대표는 '뼈 있는 칭찬'을 주고 받으며 기선잡기에 나섰다. 최 원내대표는 강경파인 전 원내대표를 세 번이나 "합리적인 분"이라 치켜세웠고, "야당이 발목잡기를 안 하면 언제든 손목까지 내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전 원내대표는 "최 원내대표는 실세 원내대표이므로 (청와대 등) 외부 지침 없이 소신과 합리성을 갖고 야당을 상대하면 문제 될 일이 없을 것"이라 견제했다. 또 '강 대 강 원내사령탑'이라는 평가와 관련해 최 원내대표는 "저도 알고 보면 굉장히 부드러운 남자"라고 말했고, 전 원내대표는 오전까지 비가 내린 것을 언급하며 "강 대 강으로 뜨거워질 것이 우려돼 비를 뿌려 식혀준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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