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의 총선 재선거를 하루 앞두고 야당 유력 여성 정치인이 피살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18일 카라치에서 친 이슬람 성향의 자흐드 샤히드 후세인(60) 테흐리크-에-인사프(PTI) 수석 부대표가 무장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PTI는 크리켓 스타 출신 임란 칸을 앞세워 11일 총선에서 26석을 확보, 제 2야당으로 도약했다.
BBC는 후세인이 18일 출근하기 위해 자택을 나서다가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로부터 머리에 두 발의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 중 숨졌다고 전했다. 피도로스 샤밈 PTI 카라치 대표는 “후세인은 괴한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하자 그들이 돈을 원한다고 판단해 가방을 넘겼지만 총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PTI는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후세인이 총선 이후 파키스탄 전역을 흔든 선거 부정 논란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란 칸 PTI 대표는 “후세인이 강도로 위장한 표적 테러에 희생됐다”며 세속주의 정당인 무타히다카우미운동(MQM)과 영국 정부를 배후로 지목했다.
집권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연정 파트너인 MQM은 이번 총선에서 18석을 얻는데 그쳤지만 카라치에서는 의석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PTI 지지자들이 MQM이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고 선거관리위원회에 항의, 재선거 명령을 받아냈다.
그러나 파키스탄 언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단순 강도 사건으로 보도했다. 가디언은 목격자인 후세인 딸이 경찰 조사에서 “오토바이에 탄 괴한 2명이 어머니의 지갑을 날치기 하려 하자 어머니가 저항했고 그들이 즉시 총을 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MQM 측도 PTI의 배후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알타파 후세인 MQM 대표는 “후세인 부대표 딸의 증언으로 판단할 때 이번 피격은 단순 강도 사건”이라며 “후세인이 피격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칸 대표의 배후 지목은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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