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서 오심으로 '1초의 눈물'을 흘렸던 여자 펜싱의 신아람(27ㆍ계룡시청)이 당시 준결승 상대였던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을 다시 만나 설욕했다.
신아람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펜싱 월드컵 A급 대회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지난해 올림픽 오심 당시 상대였던 하이데만을 연장 끝에 6-5로 제압했다.
4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순유지에(중국)를 15-11로 누르며 기세를 올린 신아람은 올림픽 이후 9개월 만에 재대결한 하이데만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연장 접전 끝에 실력으로 하이데만을 제압한 통쾌한 정상 등극이었다.
신아람과 하이데만의 악연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시작됐다. 신아람은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하이데만을 만나 5-5로 맞선 채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전 우선권(득점이 없을 경우 자연적으로 승자가 되는 권한)을 얻었던 신아람은 경기 종료 1초 전까지 동점을 유지해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었다.
그러나 종료 1초 전 문제가 생겼다. 신아람과 하이데만이 동시타를 두 번이나 기록했음에도 남은 1초는 지나가지 않았다. 결국 신아람은 하이데만에게 공격을 허용하고 5-6으로 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동시타가 두 차례나 나왔음에도 시간이 흐르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했고 비디오를 판독하면서 논의 과정을 거쳤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신아람은 한 시간 가량이나 피스트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판정에 대한 억울함을 드러냈지만 결국 3ㆍ4위 전에 출전해 무기럭하게 경기를 내준 바 있다. 하이데만은 당시 결승전이 끝난 뒤 "판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해 국내에서 비난여론이 일었다.
런던에서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어낸 신아람은 쿠바 하바나로 이동, 그랑프리에 출전한 뒤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신아람과 함께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최인정(23ㆍ계룡시청)은 18위에 머물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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