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취임 후 3ㆍ1절, 장교 합동임관, 상공의 날, 신문의 날, 법의 날, 숭례문 복구, 발명의 날 등 일곱 차례 기념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창조경제, 4대악 척결 등 자신의 국정철학을 강조하고 국민들에게 행사 성격에 맞는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는데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10년 만에 제48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술과 아이디어의 융ㆍ복합과 혁신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이 이공계 출신(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이 분야 종사자들이 박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인 창조경제의 첨병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발명의날 행사 참석은 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달 25일에는 제50회 법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정과제로 제시한 4대 사회악 근절을 통한 안전사회 구현을 주장했다. 대통령이 법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9년 행사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역대 대통령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행사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은 제40회 상공의 날(3월 20일), 제57회 신문의 날(4월 5일)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냈고 지난 4일에는 2008년 방화로 소실 됐던 숭례문 복구 기념식에 참석했다. 또한 대통령의 연례행사인 3ㆍ1절 기념식과 장교 합동임관식(3월 8일) 때도 자리를 지켰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수 차례에 걸쳐 5ㆍ18 민주묘지를 방문해 5월 영령들을 추모하며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26일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외부에 일정을 알리지 않은 채 5ㆍ18민주묘지를 참배했었다. 당시 방명록에 '숭고한 희생을 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은 뒤 헌화 분양하고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또 지난해 32주년 기념식 하루 전인 5월 17일에도 비서진만 대동한 채 5ㆍ18 민주묘지를 조용하게 참배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시절인 2004~2006년에도 매년 5ㆍ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과거 행보에 비춰 5ㆍ18관련 단체들은 국민화합을 기치로 내세운 박근혜정부가 5ㆍ18을 홀대한 이명박정부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와 달리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을 제외하곤 5ㆍ18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32주년 기념식에는 총리가 대독할 대통령 기념사를 아예 보내지 않고 김황식 총리의 기념사로 대신하게 해 '5ㆍ18 홀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5ㆍ18 민주화 운동은 지난 1997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돼 기념식의 성격이 정부 주관 행사로 격상됐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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