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입자격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 5월 한국 시험이 시험 사흘을 앞두고 사상 처음 취소된 데 이어 6월 1일 시행될 시험도 선택과목 일부가 취소됐다. 문제 유출의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SAT 주관기관인 칼리지보드는 17일 6월 한국 시험 생물 응시생들에게 ‘시험이 취소됐다’는 이메일을 발송하고 홈페이지에도 게시했다. 5월 시험 취소 발표 당시 6월 시험은 정상 시행한다고 밝혔던 칼리지보드는 연이은 시험 취소 이유에 대해 “(SAT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는) ETS가 SAT 5월 시험뿐 아니라 6월 시험의 생물(Biology E/M) 과목에서도 출제될 문제 일부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많은 응시자들이 이미 시험 문제를 접했기 때문에 다른 응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시험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TS 관계자는 “칼리지보드가 한국 검찰의 정보를 근거로 이번 취소를 결정했다고 통보해 왔다”며 “생물을 제외한 다른 과목 시험은 정상적으로 시행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2~4월 문제 유출이 의심되는 강남지역 어학원과 강사들 자택 12곳을 압수수색하고 자료를 조사했다. SAT는 독해 수학 작문을 치르는 SAT1과 역사 생물 등 선택과목을 치르는 SAT2로 나뉘며 외국 대학에서는 SAT1과 2, 3개 SAT2 과목의 성적을 요구한다. SAT2는 SAT1와 달리 응시생들에게 시험 후 문제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데도 문제가 유출됐다는 뜻이다.
칼리지보드 측은 “일정대로 시험을 진행하려 모든 노력을 강구했지만 한국 시험지를 새로 만들 수는 없었다”며 “다른 나라 시험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현재 시험지를 수정하는 것도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납부된 응시료는 환불된다.
하지만 시험 취소로 응시생들은 타격이 클 전망이다. 다음 SAT 시험은 4개월 뒤인 10월에 시행된다. 압구정동의 한 SAT2 전문학원 원장은 “많은 학생들이 6월까지 선택과목 시험을 치르고 방학 동안 SAT1을 준비해 10월에 치르려고 준비해 왔다”며 “이번 시험 취소로 두 가지 시험을 동시에 준비해야 해서 수험생들에겐 엄청난 부담”이라고 말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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