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또 새로운 초대형 국제기전을 창설했다. 세계바둑연맹(IGF)이 주최하고 중국기원이 주관하며 장쑤성 헝캉가구회사가 후원하는 제1회 MLILY 몽백합(夢百合)배 세계바둑오픈전이 21일부터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통합예선에 돌입한다.
몽백합배는 우승상금 180만위안(3억2,000만원), 준우승상금 60만위안(1억700만원)의 매머드기전이다. 몽백합이란 대회 명칭은 후원사가 취급하는 침구류 제품의 상표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한국이 주최하는 LG배와 삼성화재배의 우승상금이 각각 3억원이므로 이보다 약간 높게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의 창설은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대형 국내외 기전이 잇달아 폐지 또는 축소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 바둑계가 나날이 얼마나 확대, 발전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일본의 경우 1988년 창설한 최초의 국제기전인 후지쓰배가 2011년 24기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국이 1989년 창설해 9기 동안 개최했던 동양증권배는 1998년 폐지됐다. 또 2009년 창설된 비씨카드배는 불과 4년 만에 올해부터 사실상 중단 상태고 세계여자대회의 대명사로 불렸던 정관장배도 2011년에 9기를 끝으로 모습을 감췄다. 현재 한국이 주최하는 국제기전은 LG배, 삼성화재배와 단체전인 농심배까지 달랑 세 개 뿐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1998년 창설된 중국 최초의 국제기전인 춘란배가 아직 건재하고 지난해 몽백합배와 비슷한 규모의 대형 국제기전인 백령배가 창설됐다. 이밖에 초상부동산배, 황룡사쌍등배, 화정차업배, 한중일 바둑명인페어전 등 다양한 종류의 남녀 단체전을 수년 전부터 잇달아 출범시켰다. 또 중국리그 참가 문호를 외국선수들에게도 활짝 개방, 한국의 톱 랭커들이 앞다퉈 용병으로 출전하는 등 사실상 바둑계의 프리미어리그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바야흐로 세계 바둑계의 중심축이 중국 쪽으로 크게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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