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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하시모토

입력
2013.05.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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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원들 “혐오스럽다” 비난성명

군인들에게 위안부 제도가 필요했다고 주장하고 주일 미군에게 풍속업(매춘업)을 활용하라고 제안했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사죄했다.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 강도를 높여가며 항변하던 하시모토가 미국 하원의원들로부터도 비판을 받자 16일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위안부 등과 관련한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해 문제가 수그러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시모토는 이날 “국제감각이 너무 부족했다”며 “반성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법에 허용된 풍속업에 대해 말했을 뿐 성매매를 권유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풍속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으며 표현 부족이었다”고도 했다.

하시모토가 한발 물러선 것은 일본 내 우익은 물론 전세계에서 비난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방문 계획을 갖고 있는 하시모토가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도 작용했다.

하지만 하시모토에 대한 비난여론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 혼다, 스티브 이스라엘 등 미국 하원 의원들은 15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필요했다는 하시모토의 발언은 경멸을 받을만하고 혐오스럽다”는 비난성명을 냈다. 일본인 3세인 혼다 의원은 2007년 미 하원에서 위안부 비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주역이고 이스라엘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혼다 의원은 “하시모토의 관점은 역사와 인류애에 대한 모욕이며 강압적인 성적 폭력에 시달린 여성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일본 정부가 왜 과거사를 명백하고 분명한 방식으로 사과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민주, 생활, 사민, 공산, 녹색바람 등 일본 야당 소속 여성 국회의원 11명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하시모토 비판에 가세했다. 기쿠타 마키코(菊田眞紀子) 중의원 의원은 “여성의 인격과 인권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일본의 이미지와 국익을 해치고 있지 않은지 몹시 우려된다”고 밝혔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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