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50) KIA 감독이 사령탑 통산 500승에 눈앞에 뒀다. 15일 현재 497승으로 3승만 추가하면 아홉 번째 500승 감독 반열에 올라선다. 500승은 1990년 김영덕 전 빙그레 감독이 최초의 영예를 안았고, 최근에는 2011년 조범현 전 KIA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선 감독은 500승에 대해 "감독 생활 오래하면 누구나 달성할 수 있는 기록 아닌가"라며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화색이 돌았다. 500승도 소중하지만 진짜 선 감독을 웃게 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막강 테이블 세터와 믿고 쓰는 SK 출신 신승현의 든든한 활약이다.
최근 1번 이용규-2번 김선빈의 테이블 세터는 밥상을 푸짐하게 차린다. 이용규는 타율이 2할7푼2리에 그치고 있지만 상대 투수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용규 놀이'로 곧잘 출루한다. 그 뒤에는 강한 2번 김선빈이 불방망이로 뒤를 받친다. 김선빈의 타율은 3할3푼9리에 달해 웬만하면 희생 번트보다 강공으로 나간다. 이들은 15일 SK전에서 두 차례나 무사 2ㆍ3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중심 타선이 제대로 밥을 못 떠먹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선 감독은 또 신승현을 보기만 하면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올해 SK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2군에 머물다 KIA로 이적해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선 감독은 "공 스피드가 140㎞ 중반까지 나오고 구위도 좋다"며 "앞으로 믿고 써도 될 만큼 상태가 좋아 이길 때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신승현은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고 4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실점 피칭을 하고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 등 포수가 원하는 곳에 공을 꽂아 상대 타자를 요리했다. 특히 친정 SK를 상대로 이틀 연속 등판해 2.2이닝 동안 안타는 단 1개만 내주고 삼진을 무려 5개나 잡았다. 14일에는 3,266일 만에 홀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신승현과 함께 이적한 송은범의 부진이다. 최근 3경기 연속 경기 내용이 안 좋다. 선 감독은 "SK에서 선발을 준비하다 불펜으로 나가니 아직 몸이 안 올라온 것 같다"며 "원래 잘하는 선수라서 경기를 거듭하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신뢰감을 나타냈다.
광주=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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