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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5월 17일] 일본의 터키 원전 수주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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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5월 17일] 일본의 터키 원전 수주를 보면서

입력
2013.05.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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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미쓰비시사와 프랑스 아레바사의 컨소시엄이 우리나라와 캐나다가 포기한 터키 시놉 원전을 수주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일본이 아랍에미리트 (UAE) 원전의 실패 이후 절박한 처지에서 크나큰 리스크를 안고라도 향후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원자력 월남전에 뛰어 들었다고 표현해도 좋을지 모를 일이다. 특히 터키 원전지역의 지진발생 우려로 예상보다 훨씬 높은 내진설계가 예상된다.

물론 경제적 정치적 목적으로 그들이 내린 판단에 우리가 왈가왈부 할 수는 없지만 향후 원전시장에서 도입국의 국가보증이 필요 없는 선례는 그러잖아도 러시아와 중국의 공세에 혼탁해진 원전시장의 미래를 더욱 불확실하게 할지 모른다. 이는 앞으로 원전 수출국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고, 수입국으로서도 원전건설에 자국의 입지나 기술자립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여하튼 이번 일본과 프랑스의 터키 원전 수주를 지켜보면서 비록 우리가 리스크 측면에서 포기한 사업이라 할지라도 향후 변화무쌍한 원전 수출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원전수출 체제를 정비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우리 원전의 해외 수출에 대해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정부는 체계적인 지원조직의 구성과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예전에 원자력(혹은 전력) 수출은행을 설립하여 금융지원을 하는 방안도 거론된 적이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국민도 우리 원전에 대한 안전성을 신뢰하고 원전 수주에 적극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지난날 UAE 수주시 일부 언론이 보여준 '저가 수주'라는 식의 내부 분열은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 국제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여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다른 원전 수출국가나 회사와 컨소시엄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향후 2030년까지 신규로 건설할 원전이 400여기로 무려 1조 달러에 이르는 시장을 우리 혼자 동분서주하기에는 너무 벅찰지 모른다. 또한 원전 도입국에 대한 장기적 투자, 특히 기술 및 인력양성 교육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단기과정의 운영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리의 선진기술을 소개하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셋째, 수출품목을 다변화하여 틈새시장을 개척하여야 할 것이다. 굳이 플랜트 수출에만 전력하기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 인력 부품 수출도 고려하고 준비하여 보다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시장개척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기술 인력의 글로벌 역량을 이른 시일 내에 제고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예측한대로 향후 원전 수출의 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및 판로개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이웃 나라의 성취를 마냥 축하만 해 줄 수 없는 우리의 실정이기에 상호 공존하되 우리만의 전략이 새삼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한 번 우리의 체제를 정비하고 각오를 다짐하여야 할 때라고 본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현재 추진 중인 UAE 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하여 우리의 역량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박군철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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