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직자의 결혼비율이 남녀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경제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직ㆍ가사ㆍ학생(이하 무직)' 상태로 결혼한 남성은 1만8,731명으로 전년보다 2.6%(500명) 감소했다.
무직 상태에서 결혼한 인구는 2008년 2만2,400여명에서 2010년에 2만명 아래로 떨어진 뒤 5년째 감소추세다. 무직 남성 결혼이 전체 결혼에서 차지한 비중도 2008년 6.8%에서 지난해 5.7%까지 하락, 직업별 혼인 자료가 공개된 2004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이런 흐름은 여성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무직 상태로 결혼한 여성은 12만8,400여명으로 전년보다 8.6%나 줄었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과거에 결혼을 일찍 할 때는 취업준비생이라도 서로 미래를 보고 결혼했지만,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경제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작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2.1세, 여성 29.4세로 1년 전보다 남자는 0.2세, 여자는 0.3세만큼 결혼이 늦어졌다. 또 최근 경기 악화로 20대가 취업난을 겪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2012년 2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명 감소했다.
여성이 전업주부가 되기보다는 맞벌이를 선택하는 추세도 무직 상태의 결혼이 감소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25~29세 여성의 고용률은 2000년 53.7%에서 지난해 68.0%로 상승했고, 30~39세 여성의 고용률도 52.5%에서 54.5%로 높아졌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