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보다 상큼 발랄한 가수 등장이요~!
“어, 깝윤정이다!”
‘오빠 힘내!’, ‘내 나이는 여자’ 등의 트롯 곡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김서영 씨를 알아보는 사람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JTBC의 ‘히든싱어’ 장윤정 편에 출연해 코믹한 율동과 함께 장윤정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방송을 탄 뒤부터다. 김씨는 “히든싱어에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 ‘가수가 왜 거길 나가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나를 알리는데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면서 “더 열심히 해서 대한민국에 활력을 주는 해피바이러스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파란만장 무명시절, 긴장도 사치였다
김서영 씨의 가수 이력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이다. 어린 시절 거실에 인형들을 앉혀놓고 ‘뽀뽀뽀’ 진행을 하고 어머니가 일하는 남대문 시장에서 이웃 가게를 돌면서 노래를 부르며 재롱을 떨었을 정도로 끼가 다분한 아이였지만 가수의 길은 녹록하지 않았다. 전국노래자랑을 비롯해 각종 가요제에 나가서 탄탄한 노래실력을 뽐낸 덕에 몇몇 기획사에 발탁돼 서광이 비치는가 했는데, 기획사의 재정난 때문에 음반 출시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2011년 음반을 냈을 때는 천안함 사건으로 온 나라가 자숙하는 분위기여서 깜찍하고 발랄한 분위기의 ‘오빠 힘내!’로 설 수 있는 무대가 거의 없었다. 지난해에는 어렵사리 ‘세바퀴’에 출연해서 검색어 1위까지 했지만 마침 방송국 파업 중이라 PD들에게 눈도장을 찍지는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히든싱어’는 오랜만에 만난 ‘볕든 날’이었다. 김씨는 “친구들은 무대에서 긴장도 안 되느냐고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긴장도 사치”라면서 “어떤 무대라도 불러만 준다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일흔 나이에 새벽 4시 출근하시는 어머니
그녀의 톡톡 튀는 성격은 사실 성장 환경과 연관이 있다. 그녀는 “시장 조기 축구회 등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아버지에게 넉살과 사교성을 배웠다”고 했다. 누구를 만나도 넉살 좋게 인사를 나누고 친구가 된다. 서울 토박이지만 전국에 친구가 퍼져 있을 정도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근성은 시장 분위기에서 물려받았다. 부모님이 남대문 시장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한 까닭에 열심히 살아가는 상인들의 모습을 보며 자랐다. 20대 때에는 어머니를 도와 직접 시장 일을 하기도 했다. 삶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지금까지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게 해준 특유의 강단과 성실성을 배운 셈이다.
“제 인생의 스승을 꼽으라면 어머니라고 하겠어요. 어머니는 지금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시장에 나가세요. 시장에는 1만 원의 ‘지각비’라는 게 있는데, 힘든 날은 돈 내고 조금 늦게 가라고 해도 한번도 늦잠을 주무신 적이 없어요. 그런 어머니의 모습에서 많이 배우죠.”
나중에 전국구 스타가 되면 남대문시장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그녀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이왕 시작한 가수, 왕별이 될 때까지 끝까지 달려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빨리 떠서 평생 시장에서 고생하신 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요. ‘오빠 힘내’, ‘내 나이는 여자’ 많이 사랑해주세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열정만으로도 “삶에 지친 이들에게 생기와 에너지를 주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가수”라는 그녀의 자기소개 멘트가 전혀 무색하지 않다.
김광원 엠플러스한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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