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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플러스한국5월호 연예가통신 트로트 가수 박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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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플러스한국5월호 연예가통신 트로트 가수 박시연

입력
2013.05.1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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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가수 박시연(32)은 고개를 두 번 갸우뚱하게 만든다. 170cm의 훤칠한 키와 늘씬한 몸매, 탤런트 뺨치는 외모 덕에 모델이냐는 질문을 무수히 받는다. 아닌 게 아니라 대학시절부터 모델 활동을 했으니 그런 질문을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노래도 그렇다. 들어보면 정말로 신인인가 싶을 만큼 원숙미가 넘친다. 신인 트롯 가수라고 하기엔 설익은 기교가 거의 없다. 애써 꺾거나 내지르지 않는데도 한껏 기교를 부리는 창법보다 더 흥겹고 애절하게 다가온다. 여백이 있어 오히려 그득하게 찬, ‘무기교의 기교’ 같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10집 이상 낸 가수라도 이만한 경지는 어려울 듯하다. 욕심 없는 창법에 진정성이 배인 목소리가 주는 효과 덕분인지 가수 김범룡도 “목소리가 맑고 담백한데도 섹시한 분위기가 있다”고 평한다. 공존하기 힘든 요소를 동시에 표현해내는 탁월한 가수라는 뜻일 것이다.

운동화 한번 못 신어보고 학교 졸업한 아이

그의 신인답지 않은 창법의 뿌리는 성장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유복한 가정의 셋째 딸로 태어나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랐지만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초중고 12년 중에 3년을 병원에서 보냈다. 초등 2학년 때 심장병으로 쓰러진 것을 시작으로 중1 때는 희귀성 혈관 질환으로 피를 토하며 기절했다.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운동화를 신고 운동장을 뛰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고향인 경남 거창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것만 해도 인간승리”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노래에 담긴 진정성과 무기교의 바탕이 되는 여유 있는 분위기는 어쩌면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을 지도 모른다.

힘든 시절, 노래는 그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되어주었다. 어린 적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트롯, 발라드, 락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노래를 불렀던 그였다. 병원에서도 같은 병실에 있던 사람들의 박수 한 번이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즉석에서 노래를 불렀다. 예쁘장한 외모에 노래까지 잘 부르니 의사와 간호사는 물론 환자 가족들 사이에서도 스타였다. 그는 “그 시절부터 아무리 몸이 안 좋아도 박수 소리만 들으면 신이 났다”면서 “인간승리의 원천은 노래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라고 말했다.

가수가 꿈이었던 아버지, 가장 든든한 후원자

가수의 길로 들어선 것은 2007년이었다. 가요계로 진출할 기회를 찾고 있던 차에 같이 모델 활동을 하던 친구가 “오디션에 같이 가자”고 권했다. 그 친구는 떨어지고 본인만 합격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노래 수업을 받았다.

‘그 남자’, ‘내 이름은 여자’ 등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이번 음반에 거는 기대도 크다. 김용임의 ‘빙빙빙’과 ‘부초 같은 인생’을 작곡한 공정식과 발라드계의 스타 작곡가 양정승과 미국 언더 음악계에서 작품 능력을 인정받은 ‘2n2’가 작곡을 맡았다. 작곡가 진용만 놓고 보면 스타 탄생의 예고편을 보는 느낌이다. 운도 따랐다. 지난 12월 즈음 처음으로 녹음을 시도했는데 몸이 안 좋아 중단하고 1달 동안 쉬었다. 독감으로 모질게 앓는 동안 기적이 일어났다. 목소리의 톤이 달라진 것.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목소리가 보다 해지고 고음 부분에서 부드럽게 올라가는, 이를테면 경차에서 중형차로 갈아탄 느낌”이었다. 그는 “녹음할 때 곡절을 겪으면 대박이 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음반이 나온 후 들려오는 평가를 들어보면 속설이 틀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음반을 내고 가장 기뻐한 사람은 고향에 계신 아버지였다. 젊은 시절 아버지는 가수를 지망해 몇 번이나 가출을 감행했다. 딸의 음반을 받아 들고 “한을 풀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그는 “노래가 뜨고 안 뜨고를 떠나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면서 “대박이 난다 하더라도 늘 연습생처럼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로서의 포부도 원로 가수처럼 어른스럽기만 한 그녀다.

김광원 엠플러스한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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