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 '슈퍼커브' 7월 판매저렴한 가격·편리성 동시 갖춰… 150개국서 7600만대 팔려
"한국서 연 5000대 판매 목표"'중소형' 경쟁 더 치열해질 듯전체 등록 이륜차의 45% 차지소비자 선택 폭 넓어지지만 "국내 산업 고사" 우려 목소리도
소수의 국내 업체들이 분전하는 오토바이 시장에 수입업체들이 무섭게 파고 들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만들기 힘든 대형 오토바이만 노렸으나 이제는 학생들이 통학용으로 타는 소형 스쿠터나 근거리 배달용 오토바이까지 수입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15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즈니스용 오토바이 '슈퍼커브'를 공개하고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산 중에서는 대림 '시티 에이스'와 비슷한 모델. 주로 우체국, 중국집, 치킨집 등에서 근거리 배달용으로 이용하는 비즈니스 오토바이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수입업계를 통틀어 비즈니스 오토바이를 국내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간 판매 목표치를 5,000대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는 혼다가 지난해 국내서 팔아 치운 전체 오토바이 판매대수인 6,177대에 육박하는 수치다. 그만큼 혼다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혼다 관계자는 "가격이 국내 경쟁 모델과 비슷한 200만원대로 정해질 예정이어서 승산있다"고 자신했다.
1958년 처음 개발된 슈퍼커브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전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누적 판매대수만 7,600만대를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개발 당시부터 여성 및 자영업자들을 겨냥해 다루기 편하고 가격이 저렴해 전세계 비즈니스 오토바이의 대표 제품이 됐다. 별도의 클러치 레버를 조작하지 않고 발목만 움직여 변속할 수 있고, 독창적인 연료공급 장치 를 이용해 연료 1리터로 63.5㎞를 달린다.
업계 관계자는 "할리데이비슨, 혼다, BMW 등 수입 업체들은 260cc 급 이상의 고급ㆍ대형 오토바이 시장에 주력하고 대림과 S&T(옛 효성) 등 국내 오토바이업체가 중소형 오토바이 시장에 치중했다"며 "사실상 국내 업체들이 독점하던 시장에 '배달 원조 오토바이'를 들고 나온 만큼 국내 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슈퍼커브는 국내서 지난 2004년까지 혼다코리아와 대림자동차가 기술제휴를 통해 10여년간 'CT'라는 브랜드로 국내에 판매해 왔다. 기술제휴가 끝나면서 대림은 자체 기술로 소형 오토바이를 내놨다.
혼다는 슈퍼커브로 100cc 이상 제품군 시장을 노린다. 100cc이상 시장은 국내 등록된 209만대의 오토바이 가운데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45%(94만4,381대)를 차지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8만1,000여대의 오토바이 가운데 100cc 이상 비즈니스 오토바이는 5만,4000여대(65%)가 팔렸다.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져 반갑지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렇잖아도 적은 수요에 고전하는 국내 오토바이산업이 수입오토바이에 밀려 고사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김영호 한국모터사이클산업협회 부회장은 "1990년대 연간 30만대에 이르던 오토바이 시장은 자동차전용도로 확대, 주 소비층인 소상공인의 몰락 등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고유가 시대에 오토바이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정책을 통해 국내 오토바이산업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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