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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스캔들에 묻힌 민생현안 처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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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스캔들에 묻힌 민생현안 처리 어쩌나

입력
2013.05.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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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윤창중 스캔들'이 산적한 민생현안들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갑(甲)의 횡포로 국민적 공분을 산 남양유업 사태도, 극한에 내몰린 하청노동자들의 삶이 확인된 대기업 공장들의 참사도 여론의 관심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남양유업은 욕설ㆍ막말과 물량 밀어내기, 떡값 요구 등으로 대국민사과까지 했지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에 모든 시선이 쏠리자 태도가 돌변했다. 검찰 조사에선 밀어내기나 전산조작 등의 혐의를 전면부인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리점 점주들에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대리점협의회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자 여야 의원들은 남양유업 사태에서 드러난 '갑질'을 근절하는 법제화에 본격 나섰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14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집단소송제 전면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을 결의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아예 본사의 불법ㆍ부당행위에 따른 대리점의 손실에 대해 3배까지 배상토록 하는 내용의 대리점거래공정화법 제정안을 발의키로 했다.

하지만 남양유업 사태에 대한 여야의 해법이 수위를 달리하고 있어 접점을 찾을지 불투명하다. 여야 공히 본사의 부당행위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배상의 범위를 둘러싸고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 하청노동자 5명 사망 사고와 삼성전자 화성공장의 불산 누출 사고에 대한 근본적 해법도 절실하다. 두 사고는 원청ㆍ하청업체간 왜곡된 갑을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엔 산업재해 은폐라는 고질병도 포함돼 있다. 안전보다는 공기(工期)를 앞세우고, 불이익을 우려해 산재를 쉬쉬하는 관행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가 정부에 최근 강화된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의 엄격한 적용을 요구하는 한편 산재 발생시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에 착수하면서 일단 노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이들 대기업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직접 조사한 뒤 관련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기간 중 GM 측에 '합리적 해법'을 약속한 통상임금 문제는 노동계의 화약고가 될 공산이 크다. 정부는 노사정 대타협을 주장하지만, 노동계는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대법원 판례를 존중하자는 입장이어서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도 입장이 엇갈려 새누리당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신중한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통해 이를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6월 국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개성공단 사태의 해법도 시급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박 대통령이 이날 완제품과 원ㆍ부자재 반출과 관련해 북측에 회담을 제의하면서 입주기업들은 한가닥 희망을 갖는 모습이다. 통일부가 경협보험금 3,000억원 지원 등 추가대책을 내놓았고 여야 정치권이 입주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전환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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