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둑은 지난해 12월 18일 제18대 대통령선거 전날 열렸다. 전국이 온통 대선 열기로 뜨거웠지만 바둑가에서는 그에 못지않게 국내 최고의 싸움꾼들이 벌이는 바둑계 대권 다툼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당시 관전자들 사이에서는 흑1로 먼저 중앙을 2로 꼬부려서 A로 받게 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세돌은 그냥 점잖게 상변을 밀어갔고 그 틈에 백홍석이 먼저 2를 차지해서 3과 교환했다. 부분적으로 백이 약간 이득 본 셈이다.
다음에 흑이 상변 쪽을 두면 보통인데 이세돌이 지나가는 길에 우변을 5로 단수 치면서부터 바둑이 갑자기 거칠어졌다. 백B, 흑C를 교환 당하기 전에 먼저 선수 활용하려는 뜻이지만 반대로 백의 입장에서는 상대의 요구대로 고분고분 7로 잇기 싫다.
백홍석이 6으로 호구 쳐서 일단 기분 좋게 상변을 틀어막았고 이세돌이 7로 따낸 건 당연하다. 이때 백이 1로 물러서는 건 A 부근에 기분 나쁜 뒷맛이 남아서 백돌의 연결 상태가 약간 불안하다. 따라서 백도 강하게 패로 버틸 수밖에 없다. (10 16 … △, 13 … 7). 초반부터 제법 큰 패싸움이 벌어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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