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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레플리카

입력
2013.05.1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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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창조다. 이 동네에서 복제는 찬밥이다. 늘 그런 건 아니다. 독창성이 사라진 세계에 날리는 돌직구로 일부러 복제를 쓰는가 하면, 복제를 조금씩 변주하다가 새로운 것이 태어나기도 한다. 바야흐로 인간 복제 가능성까지 치닫는 복제 전성 시대에 예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17, 18일 LG아트센터에 올라가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공연 '레플리카'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음악, 무용, 사진, 영상 등 여러 분야의 내로라 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다양한 퍼포먼스를 섞고 서로 복제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실험적 공연이다. 디지털기술과 예술의 만남도 이번 무대의 초점이다.

첫날 작품은 '잘라내기, 복사하기, 붙여넣기(Cut, Copy, Paste)'다. 몸짓은 소리를, 소리는 몸짓을 서로 복제하고, 실시간 영상으로 객석을 복제해 무대에 붙여 넣는다. 그리하여 음악은 '보이고' 춤은 '들린다.' 발레리나 김주원, 사진작가 강영호, 인디밴드 포(Poe)의 물렁곈, 국악 타악 연주자 민영치, 현대무용가 이용우, 드럼 연주자 겸 공연 기획자 남궁연이 참여한다. 발레리나 김주원을 찍은 6,000컷의 사진을 드럼 비트에 맞춰 상영하고, 맨마지막에는 관객을 찍은 사진을 디지털 픽셀로 전환한 동영상을 배경으로 모든 출연자가 나와 앞서 자르고 복제한 것을 춤에 붙여 작품을 하나로 완성한다.

둘째 날 공연하는 '오페라'는 바로크 오페라인 글룩의 '나르시스와 에코'를 미디어아트와 결합해 새롭게 복제한 작품이다. 작곡가 최우정이 음악감독을 맡고 미디어 아티스트 하석준, 사운드 디자이너 김영선, 안무가 정영두와 2명의 댄서, 지휘자 이병욱과 오케스트라 TIMF앙상블, 소프라노와 테너, 합창단이 참여하는 이 작품에서 가수와 연주자, 합창단은 무대 아래 피트에 숨어 보이지 않는다. 대신 무용수가 나와 가수의 음악을 춤으로 복제하고, 무대에 설치한 15m 높이의 거대한 두상에 3D 입체 영상을 입혀 노래하는 것처럼 연출한다.

이번 공연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미디어를 융합해 첨단영상을 전문으로 제작해온 리미디어랩이 기획했다. 한희섭 리미디어랩 대표는 "기술 자체보다 기술과 예술의 만남으로 감동을 끌어내는 데 무게 중심을 뒀다"고 설명했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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