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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성추행 파문] 속속 드러나는 사건 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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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성추행 파문] 속속 드러나는 사건 전모

입력
2013.05.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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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수석 대책 논의 30분전 대사관측이 이미 항공권 예약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수행 도중에 발생한 '윤창중 스캔들'의 전모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과 청와대 간 '책임 떠넘기기 식' 진실공방을 들여다 보면 양측이 성 추행 이후 귀국 과정에 대해 각자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사실과 다른 말을 한 정황이 포착된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9일 귀국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의 조사에서 피해 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했다. 또 여성 인턴이 윤 전 대변인의 호텔 방으로 올라갔을 당시에도 자신은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이후 윤 전 대변인이 11일 기자회견에서 이와 상반된 내용을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여성 인턴과의 신체 접촉에 대해선 "허리를 툭 한 차례 쳤다"고 주장했고, 호텔 방에서의 옷차림에 대해선 "속옷 차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의 오락가락 해명은 당시 상황을 목격한 청와대 방미 수행단과 취재 기자단의 증언으로 하나하나 베일을 벗고 있다. 우선 워싱턴호텔의 지하 바에서 1차 성 추행(7일 밤 9시30분~10시)과 호텔 방에서의 2차 성 희롱(8일 새벽 5~6시) 사이의 행적과 관련해 윤 전 대변인은 8일 새벽 페어팩스 호텔에서 만취된 상태로 두 차례나 목격됐다. 밤새 술 자리를 가진 윤 전 대변인이 만취 상태에서 여성 인턴을 방으로 호출했고, 여성 인턴이 방을 찾았을 때 알몸에 가까운 상태였을 가능성을 높여 주는 증언인 셈이다.

청와대의 귀국 종용 여부도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주요 쟁점이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재수 없게 됐다. 성 희롱에 대해선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이 수석이 귀국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 수석은 "제가 (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하는 게 좋겠다거나 얘기한 건 없다"고 부인했다. "'오후 1시30분 비행기를 예약해 놨으니 핸드캐리 짐을 받아 귀국하라'고 했다"는 윤 전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과 이 수석이 귀국 종용 여부를 두고 진실게임을 벌이는 양상이지만 이와 관련해서도 현지 대사관 관계자 등의 증언에 따르면 진실의 방향이 분명해 보인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의 귀국 항공편은 8일 오전 9시쯤 주미대사관 측이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변인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 수석을 만나기 30분 전에 이미 항공권이 예약된 셈이다. 이는 또 윤 전 대변인이 귀국을 홀로 결정하고 항공권을 직접 예약ㆍ구매했다는 청와대 측의 해명을 뒤집는 증언이다.

윤 전 대변인이 스스로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면 굳이 주미대사관을 통해 항공권 예약을 요청할 개연성도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이런 배경에서 청와대가 윤 전 대변인의 조기 귀국을 결정해 놓은 상태에서 이 수석이 윤 전 대변인의 조기 귀국을 권유했으며 항공권 예약에도 청와대가 관여한 게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해 진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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