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조5,000억 원을 들여 미래기술 육성재단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재계가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호응하는 투자 보따리를 잇따라 풀어 놓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창조경제에 이바지할 방법으로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꼽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지난 8일 미국 워싱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자동차 산업이 창조경제 실현에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친환경 자동차 연구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올해 투자액 중 40%인 7조원을 미래차 개발에 투자해 202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전체 판매량의 10%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SK는 최근 SK텔레콤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융합사업에 3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만 45세 이상 중년층인 베이비붐 세대에 초점을 맞춰 창업을 지원하기로 하고 올해 300억원을 투자한다. 또 3년간 1조2,000억원을 들여 고화질 원격진료, 지능형 보안관제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다른 사업을 연계한 신사업을 발굴한다.
SK는 여기 그치지 않고 창조경제를 응원하는 광고도 제작한다. 창조경제 광고는 SK이노베이션에서 시리즈로 만들어 TV와 신문을 통해 내보낼 예정이며 '미래'와 '창조''혁신'등의 핵심 키워드가 들어간다. 이미 1편은 방송 중이며 이달 중순 이후 2,3편과 신문광고가 나갈 예정이다.
LG는 창조경제의 동력이 연구인력이라고 보고 올해 사상 최대인 20조원을 투자해 연구개발(R&D)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총 2조4,000억 원을 투입해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건설 예정인 'LG 사이언스파크'도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이달 중 분양 예정인 마곡단지의 추가 부지를 매입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규모 등은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 투자 계획 등을 밝히지 않은 일부 기업이 추가로 창조경제 관련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열린 방미 경제사절단 성과 보고회에서 "일부 기업이 삼성과 비슷한 아이디어의 창조경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기업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경련도 지난달 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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