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의 첫 무인 함재기 X-47B가 6일 버지니아 노퍽 군항에 정박 중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부시호에 탑재됐다. 최근 지상기지에서 항모 착륙 테스트를 통과한 X-47B는 이번 주 항모 이착륙 실전 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스롭 그루먼이 개발한 X-47B는 항공모함 갑판 위에서 발착이 가능한 첫 무인기라는 점에서 미군 전력의 상징과도 같다. 함재기 착륙은 고속으로 날던 항공기를 불과 200m도 안 되는 좁은 갑판 위에 완전히 정지시켜야 하기 때문에 베테랑 조종사들에게도 어려운 일로 꼽힌다.
그러나 X-47B는 조종사 없이 컴퓨터 작업만으로 이착륙이 가능하다. 또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스텔스 기능과 자율임무수행 능력, 공대공 미사일, 고출력 레이저 무기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어 미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12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 경쟁을 보도하며 X-47B가 동아시아 판세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태평양 보닌군도(오가사와라군도)와 마셜군도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는데 이는 미국령 마리아나군도와 괌을 포위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2기 정책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에 따라 이 지역 영향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도 패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중국 해군은 지난해 9월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정식 취역한 데 이어 수개월 만에 전투기 항모 이착륙에 성공했다. 10일에는 항공모함 탑재기 부대를 정식으로 창설, 랴오닝함 전력화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 국방부가 최근 의회에 제출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항모를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했으며 15년 안에 수척의 항모를 추가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 IHT는 미국이 중국에 맞서 대잠수함 정찰용 무인기, 수중 무인기 등을 개발해 군사력 격차를 계속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의 치열한 군사력 경쟁은 의도치 않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며 지역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IHT는 "수백 수천 기의 무인기를 운용할 미군 지휘관들은 자국 조종사가 희생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 때문에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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