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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Some Taboo Topics (대화의 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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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Some Taboo Topics (대화의 금기)

입력
2013.05.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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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하다가 꺼내기 곤란한 말들이 있다. 예컨대 입에서 나는 마늘 냄새를 대놓고 뭐라고 하는 것. 미국인이 오랜만에 한국인 친구를 만났는데 마늘 냄새가 진동하더란다. 한참 난처해 하다가 결국 'You got serious garlic breath, friend' 'Your breath smells like garlic'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말하기 난처한 표현은 대화에서 일종의 taboo로 여겨진다. 상대방이 들었을 때 기분이 상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화장실에 다녀온 남성이 바지 지퍼를 올리지 않은 것을 봤을 때 '바지 지퍼가 열렸다(Your fly is undone)'고 말해줘야 할지 말지는 상황과 상대방에 따라 달라진다.

향수 냄새가 날 때 'You smell nice. What is it?'이라고 묻는 것이나 'You need a haircut' 'Your breath is terrible' 'You look silly in that shirt' 'Your girlfriend's got nice legs' 처럼 생김새나 옷차림에 대한 언급은 상대방이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말을 안 하는 게 더 편하다. 'If you want to smoke, do it outside'나 'I think you've had enough to drink'같은 말도 듣는 사람을 자극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일상 대화에서 금기시 하는 몇 가지 질문이 있다. 한국인은 만나서 몇 분만 지나도 나이와 학력, 경력 얘기가 튀어나오는데 이는 종적 개념을 중시하는 동양식 사고이고 횡적이고 평등이 일반화한 영어식 표현에서는 금기나 다름없다. 그래서 상대방이 스스로 나이를 말하기 전에 'How old are you?'라고 묻거나 'How tall are you?' 'How much do you weigh?' 'Are you married?' 'Are you gay?' 'What religion are you?' 'Were your parents married?'라고 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소득이 얼마나 되느냐(How much do you earn?)' '이성 친구는 있느냐(Have you got a boy/girlfriend?)'처럼 좀더 사적은 질문은 말할 것도 없다.

특정 주제는 나라마다 문화마다 민감도가 다르다. 영국인들은 종교와 돈 얘기를 꺼리는 반면 이탈리아인들은 종교는 자유롭게 얘기하고 돈 얘기는 경우에 따라 말하며 섹스는 죄와 연결 짓는다. 미국인들은 정치는 자유롭게 말하지만 종교나 사적인 얘기는 되도록 피한다. 그래서 처음 만나면 날씨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대화를 잘 하려면 유창한 영어보다 적재적소의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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