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는 33개 대학이 논술전형으로 1만6,849명을 뽑는다. 전년보다 대학은 2곳, 선발인원은 1,725명 늘었다. 주요 대학들이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 논술전형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늘긴 했지만 논술전형은 지난해 평균 39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만큼 수험생들은 지원 대학의 출제 경향에 대비한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물론 ‘논술’전형이란 이름이 무색할 만큼 높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탓에 수능 공부는 필수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는 논술전형이 확대되고, 논술 비중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첫 실시되는 선택형 수능으로 인해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수험생 수가 줄어들 수 있다”며 “대학별 전형 요강을 꼼꼼히 살피고, 수능 영역별 학습 전략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투스청솔과 진학사의 도움으로 2회에 걸쳐 대학별 자연ㆍ인문계 논술 출제 경향 및 대비법을 알아본다.
수능 최저기준이 관건
가톨릭대, 광운대, 동국대, 숭실대, 아주대는 올해부터 논술 전형에서 수능과 논술 점수 비중이 높은 우선 선발을 도입해 모집인원의 30%를 뽑는다. 숭실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따로 두지 않았다. 따라서 논술 또는 논술과 학생부 성적으로만 뽑는 이들 대학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은 논술과 함께 3학년 1학기 내신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지난해 최저학력기준이 없었던 국민대 논술전형의 경우 61대1까지 수험생이 몰렸던 점을 감안한다면 일반선발까지 고려한 수능 대비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우선선발로 많은 인원을 뽑는데다 일단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수험생들 간의 실제 경쟁률은 10대1 미만 수준이기 때문에 수능 성적이 논술전형 합격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대학별 최저학력기준을 반드시 확인하고, 6월과 9월의 모의평가 성적으로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가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경향 반영한 기출문제 풀어봐야
자연계 논술은 대부분의 대학이 수학과 과학을 따로 출제한다. 다만 서강대, 서울시립대, 아주대,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는 수학만 출제하고, 건국대, 중앙대는 통합교과형으로 낸다. 2011학년도까지는 선택과목이었던 ‘미분과 적분’이 2012학년도부터 수리 ‘가’형의 필수과목이 되면서 수리논술 출제 범위가 ‘초월함수의 미적분영역’까지 확대됐다. 추가된 ‘삼각함수’와 ‘행렬의 일차변환’ 범위도 출제 가능성이 높다. ‘공간도형과 벡터’로 출제범위를 더 넓힌 대학들도 많다. 따라서 이러한 출제 경향이 반영된 최근 기출 문제 위주로 준비해야 한다. 김한균 이투스청솔 대학별고사연구소 수리논술팀장은 “지난해까지의 출제 경향을 살펴보면 대체로 상위권 대학은 ‘미적분과 기하벡터’를 선호하고, 중위권 대학은 ‘고등수학’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출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과학 논술의 경우 주로 교과 과정 내의 실험이나 탐구 내용을 분석하고 추론하는 문제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실생활이나 다양한 현상을 놓고 과학적 지식을 적용해 해결하는 능력을 묻는 문제들도 늘고 있다. 김수중 이투스청솔 대학별고사연구소 과학논술팀장은 “올해는 특히 과학Ⅱ를 기준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수능 탐구영역 중 한 과목은 Ⅱ과목을 준비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고교 과정을 벗어난 내용의 문제가 출제되는 데 대한 교육시민단체의 문제제기와 이러한 대학에 재정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제출됨에 따라 고교 수준을 벗어난 출제 경향은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상위권은 탐구Ⅱ 과목 준비 유리
주요대학별로는 고려대와 연세대, 중앙대의 논술 문제가 가장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대는 우선선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인문계열의 경우 ‘수리 1등급+언어ㆍ외국어 중 1개 1등급’에서 올해 ‘BAB 등급 합 4 이내’로 바뀌었다. 언뜻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선택형 수능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더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논술고사도 까다롭게 출제돼 왔던 데다 주어진 시간이 짧기 때문에 기본기가 탄탄하고, 꾸준히 준비한 수험생이 유리하다. 연세대는 지난해 1,140명을 뽑았던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833명으로 대폭 줄여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수중 과학논술팀장은 “낯선 주제에 대한 해석과 논리적 추론능력을 묻는 문제가 자주 나온다”고 분석했다. 중앙대의 경우 수리논술 제시문이 길고, 교과 과정 밖에서 출제되는 경향이 있어 이해력과 분석능력이 뛰어난 학생에게 유리하다. 독특한 문제 유형이 많은 과학논술은 기출 문제를 많이 풀면서 익숙해져야 한다.
난이도 중상 수준의 한양대 수리논술은 모의문항과 비슷한 문제가 나온 적도 있기 때문에 해당연도의 모의문항을 반壤?풀어봐야 한다. 경희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논술은 상대적으로 적정난이도 수준에서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희대 과학논술은 화학과 생물, 물리와 수학의 통합형 문제 출제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선선발이 폐지되면서 철저히 논술로만 뽑는 서울시립대는 기본기가 충실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다만 최근 경쟁률이 급상승했기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춘다면 합격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성균관대 역시 교과과정과 연계된 문제가 자주 나온다. 올해 과학논술은 과탐 Ⅱ 위주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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