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00엔을 4년여 만에 돌파한 엔ㆍ달러 환율이 13일 한때 102엔 선까지 넘어서며 엔화 하락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주요 7개국(G7)의 엔저 용인 신호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전망 등의 여파로 원화 환율은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엔ㆍ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02.15엔까지 치솟아 2008년 10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오후 들어 101엔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주말 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엔저 흐름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지 않자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안도 심리가 퍼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등을 계기로 미국의 출구전략(양적완화 종료) 시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달러화가 강세가 강화된 것도 엔저에 기름을 붓는 요소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정ㆍ재생담당상은 이날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2엔을 돌파하자 "미국 경제 호전으로 엔화가 100엔대를 넘어섰지만 과도한 엔저ㆍ엔고는 모두 경제에 마이너스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WSJ는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특히 엔저에 취약하다는 도이체방크 등의 분석을 인용하며 "엔화 급락세로 잃을 게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이라고 보도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연일 급등락세를 오가고 있다. 글로벌 양적완화 움직임의 여파로 추세적인 원화 강세 전망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엔저 가속화와 달러화 강세 이슈가 부각되면서 단기적으로 방향성을 잃은 탓이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0원 이상 급등했다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5.6원 오른 1,111.7원으로 마감됐다. 최근 3거래일 간 상승폭은 25.2원에 달한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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