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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성 아우르면서도 '도발적 전시'로 기대에 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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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성 아우르면서도 '도발적 전시'로 기대에 부응"

입력
2013.05.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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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특성을 잘 보여주면서도 물신주의에 빠지지 않는 전시를 만들 겁니다."

내년 열리는 제 8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미디어시티 서울 2014)' 예술감독에 미디어작가 박찬경(48)씨가 선정됐다. 2년마다 하는 이 행사는 미디어아트 전시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것으로, 작가 출신 기획자가 예술감독을 맡기는 처음이다. 13일 낮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만난 박씨는 "작가가 비엔날레를 기획하면 뭔가 도발적이고 문제의식 있는 전시를 기대하는 것 같다. 이슈 만들기가 가능한 전시를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호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신임 감독은 서울대 서양화과와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미디어아티스트, 영화감독, 비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일반에 '영화감독 박찬욱의 동생'으로 알려졌지만, 예술계에서 그의 입지도 만만치 않다. 2004년 국내 미술상 중 상금(2,000만원)이 가장 크고 영예로운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을 받아 미술작가로서 인정을 받았다. 영화에도 실력을 발휘해 2011년 형 박찬욱 감독과 만든 '파란만장'으로 베를린영화제의 단편영화 부문 황금곰상을, 같은 해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10여 차례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박 감독은 이런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을 폭 넓게 아우르는 비엔날레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 비엔날레는 어려운 작품을 어렵게, 쉬운 작품을 쉽게 보여준다. 그래서 본 전시와 부대 프로그램의 차이가 크다"며 "내년 미디어시티 서울에서는 정반대로 어려운 현대미술에는 쉬운 설명을 곁들이고, 영화나 가요 같은 대중문화를 전시할 때는 미디어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깊이 있게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미디어시티 서울은 미디어아트 개념을 넓혀 미디어와 권력, 미디어와 현대인의 소외 등 사회적 쟁점들을 주제로 전시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비서구 지역의 문화 전통이 현대미술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짚어보고, 이런 주제의식을 갖춘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학술대회로 시작하던 예년 비엔날레 프로그램을 바꿔 시민들이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사전 행사를 올해부터 연다. 박 감독은 "시립미술관은 시민의 공간이고 공공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꾸밀 것"이라며 "미술관 콘서트, 영화제, SNS와 팟캐스트를 통한 참여형 프로젝트를 시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는 2000년 시작돼 2012년 7회까지 민간 위탁 사업으로 치렀으나 8회부터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직접 주관하고 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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