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춘 무소속 안철수(사진) 의원의 광주 방문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손사래를 치지만, 호남이 야권의 텃밭이자 안풍(安風)의 진원지란 점에서 '안철수 신당'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안 의원 측은 일단 광주 방문 계획은 공식화하면서도 정치적인 해석은 경계하고 있다. 안 의원의 핵심측근은 12일 "안 의원이 5ㆍ18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긴 하지만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한 구체적 메시지를 내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광주 방문을 '안철수 세력화'의 일환으로 보지 말라는 의미다. 무소속 송호창 의원도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행사 취지에 맞게 다녀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안 의원의 광주 방문 자체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신당이 됐든 지지자 모임 연합체가 됐든 안 의원이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설 경우 최대 변수는 호남민심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선 직전에도 광주 5ㆍ18 묘역을 참배했던 안 의원은 새로 출범한 김한길 지도부와 첫 대면 자리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안 의원의 이번 광주 방문은 야권의 권력지도가 '민주당 대 안철수'로 공식화되는 계기인 셈이다.
특히 호남지역 내 친안(親안철수)그룹은 기대가 크다. '광주ㆍ전남 시민정책포럼'의 한 핵심인사는 "민주당은 여전히 호남을 텃밭으로 생각하지만 호남은 이미 민주당을 포기한지 오래"라며 "민주당을 대체하기 위한 다양하고 자발적인 흐름들이 안 의원의 광주 방문을 계기로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반겼다.
안 의원이 광주 방문 직전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찾기로 한 것을 두고도 본격적인 '전국구 정치'의 시작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안 의원이 당장은 눈에 띄는 행보를 자제하겠지만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새누리당과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는 부산 등 3곳에서 동시에 세력화를 도모할 것"이라며 "5ㆍ18 광주 방문은 조용하면서도 분명한 '안철수 신당' 창당의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정책위의장에 예산처 장관 출신의 장병완(재선ㆍ광주 남) 의원을 임명했다. 또 인재영입위원장에 대표적 친안파인 김연환 의원을 선임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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