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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성추행 파문] 윤창중 성추행 해명-안 풀리는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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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성추행 파문] 윤창중 성추행 해명-안 풀리는 의혹들

입력
2013.05.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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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해명에 나섰다. 윤 전 대변인은 사건이 발생한 7일(현지시각) 밤 워싱턴호텔 지하 1층 바에서 여성 인턴과 함께 술을 마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여부에 대해선 "헤어지면서 허리를 한 차례 툭 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해명에도 성추행 발생 전후를 둘러싼 의문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성추행인가, 문화적 차이인가

일단 첫 성추행 당시의 행동부터 양측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피해자인 20대 여성 인턴은 현지경찰에 "(윤 전 대변인이) 자신의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 쥐었다(grabbed)"고 진술한 반면,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헤어지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성공해'라고 하며 격려 차원에서 허리를 한 차례 툭 쳤다"고 말했다. 신체 접촉은 인정하지만 미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오해일 뿐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또 술 자리 상황을 들어가며 성추행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상당히 긴 테이블 맞은 편에 가이드(여성 인턴)가 앉았고 제 오른 편에 운전기사가 앉았다"며 "운전기사가 있었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성추행과 폭언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는 11일 "조사 결과 윤 전 대변인과 여성 인턴, 운전기사가 술 자리에 함께 간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세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운전기사는 먼저 자리를 떴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운전기사가 당시 현장에서의 모든 상황을 알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성 인턴을 새벽에 호텔 방으로 부른 이유는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성추행 다음날인 8일 새벽 6시쯤 윤 전 대변인은 만취 상태에서 여성 인턴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방으로 자료를 가져오라며 호출했다. 여성 인턴은 거부했지만 윤 전 대변인이 욕설을 퍼붓자 어쩔 수 없이 방에 갔고, 윤 전 대변인은 알몸에 가까운 상태였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도 엉덩이를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과 알몸 상태로 여성 인턴을 조우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8일 오전 일찍 일어났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 '긴급한 브리핑 자료를 가지고 왔나' 싶어 문을 열어 보니 그 가이드가 있었다"며 "내가 '여기 왜 왔어, 빨리 가'라고 말했고, 그 가이드는 방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자신의 옷차림에 대해선 "얼떨결에 속옷 차림이었다"고 인정했다. 윤 전 대변인은 여성 인턴이 방에 들어왔는지 여부에 대해선 "CCTV(폐쇄회로텔레비전)로 확인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여성 인턴이 새벽에 자신의 방을 찾은 이유에 대해선 "한국 경제인 수행단과 조찬 때문에 (여성 인턴에게) 모닝 콜을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이 호텔 측에 모닝 콜을 요청하지 않은 점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경우엔 현지 인턴이 모닝 콜을 도와줄 수도 있지만 윤 전 대변인은 영자신문 기자 출신으로 영어 구사 능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다.

묘연한 윤 전 대변인의 밤샘 행적과 뉴욕 스캔들

윤 전 대변인의 밤새 묘연한 행적도 의문이다. 박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했던 청와대 실무자들과 기자단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이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로 돌아온 시간은 자정 이후라고 한다. 그는 이어 호텔 2층에 위치한 임시 행정실에서 현지 요원 등과 술자리를 가진 뒤 오전 3시쯤 호텔을 나갔으며, 다시 2시간 여 뒤 만취한 상태로 돌아오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이후 만취한 윤 전 대변인이 옷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은 상태에서 8일 새벽 여성 인턴에게 전화로 방에 올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욕설을 퍼부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전 대변인은 뉴욕 방문 당시 또 다른 여성 인턴에게도 술자리를 제안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은 "다음날 행사 때문에 일찍 잠을 청했다가 시차가 있어 뒤척이다 술 한잔 마시고 오면 시차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 뉴욕주재 한국문화원 직원에게 달라고 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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