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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위험도 '외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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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위험도 '외주화'

입력
2013.05.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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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위험한 작업을 하도급을 줘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안전사고가 빈번한데도 원청업체에 책임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아르곤가스 누출로 노동자 5명이 숨진 충남 당진 현대제철만 해도 지난해 9월부터 이번 사고 전까지 5명이 사망하는 등 하청∙협력업체 직원의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1년 전체 산업의 재해율(재해자수/근로자수X100)은 0.65%였지만 제철업 등이 포함되는 금속재료품 제조업은 1.60%로 이보다 2.5배나 높았다. 선박건조 및 수리업은 1.08%, 건설업은 0.73%로 역시 평균을 웃돌았다.

재해율이 높은 이 업종들은 사내하청 비율도 높았다. 2010년 고용부 조사에 따르면 조선업은 정규직 대비 하청노동자 비율이 158.7%로 하청노동자들이 더 많았고, 철강업은 전제 근로자의 77.6%가 하청노동자였다.

그러나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위험을 예방해야 할 책임과 사고가 났을 때 져야 할 책임을 사실상 하청업체 사업주에게 모두 지우고 있다. 건설업 금속제조업 등 8개 업종은 원청 사업주에게도 일부 책임을 부과하고 있지만 책임을 피해갈 '구멍'이 너무 많아 원청업체가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른 업종은 이런 보호막조차 없어 2011년 이마트 탄현점 냉동창고 사고로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질식사했을 때 이마트는 벌금 한 푼 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은 예방 조치 없이 위험을 외주화하고, 사고가 나면 하청업체만 바꿔 같은 상황에서 작업을 이어가다 또 사고가 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경우도 현대제철이 작업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전로 내부 보수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아르곤가스 주입 시험을 하도록 했다는 것이 보수작업에 참여한 직원들의 주장이다.

노동계는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 안전보건조치와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모두 원청에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사고 발생시 원청업체도 처벌을 받는다.

민주노총 최명선 노동안전국장은 "고용부에 원청 책임 강화에 대해 수 차례 제안했지만 고용부는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원청에 부과한 사례가 없다'며 이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며 "전문 영역을 도급 주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위험을 하청하고 원청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안전보건조치 의무도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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