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에 대해 강도 높은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썼던 과거 칼럼이 회자되고 있다. 사회악을 향해 준엄한 경고를 내렸던 그가 정작 자신에게는 엄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조소와 함께 입길에 오르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4ㆍ11 총선 직후인 지난해 4월 18일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새누리당의 본색'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놈'들에 관한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정말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최강수로 처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이 성추행 의혹을 일으킨 김형태 당시 의원(현 무소속)을 제명 처리하지 않은 것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쓴 내용이다.
그는 "(새누리당이)'색누리당' 이미지 때문에 대선 앞두고 고생깨나 하고 산통 다 깨질지도 모른다"며 "당장이라도 검찰에 고발해 진상 규명을 법의 손에 맡기라"고 강조했다. 또 "대선 유력 주자라는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거듭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이 '색누리당'으로 난리쳐가던 8일 만인 16일에야 나온 박근혜의 첫 언급, '선 규명, 후 조치', 기가 막힌다"고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에 직격탄을 날렸다.
윤 전 대변인은 또 2006년 모 신문의 칼럼에서는 청와대 대변인이 정권의 얼굴이라며 자질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옮기는 입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라고 적었다.
윤 전 대변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글은 현재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사실상 폐쇄된 상태의 블로그엔 분노에 찬 누리꾼들의 글만 쇄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대부분 "고위 공직자라는 사람이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르냐. (자신의 성추행을 내다 본) 선견지명이 대단하다"고 조롱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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