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성의 평균 취업준비기간이 8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4년)의 두 배로, 막대한 결혼 비용 등으로 여성에 비해 취직을 위해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노동생명표 작성을 통한 노동기간 변화와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취업준비기간은 지난해 남성은 평균 8년, 여성은 4.02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준비기간이란 법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만 15세 이후부터 정규교육과정(고등학교ㆍ대학교)을 제외하고 ▲해외연수 ▲기술습득 ▲학원 수강 ▲인턴 등 취업을 위해 준비한 기간을 의미한다. 결과는 통계청이 만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원자료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취업준비기간은 ▲1991년 6.42년(여성 2.34년) ▲1995년 6.62년(2.63년) ▲2001년 7.06년(4.09년) ▲2005년 7.44년(3.92년) ▲2009년 8년(3.87년)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웃나라 일본의 지난해 남녀 취업준비기간은 각각 5.7년, 4년이었다.
진흥원은 남녀 격차가 큰 이유를 막대한 결혼 비용과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 등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고용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임달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정보통계센터장은 "여성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임시직, 비정규직이라도 서비스업종 등 노동시장에 빨리 진출하는 반면 남성은 고임금의 정규직 일자리를 원해 시간과 비용을 더 많이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평생 노동하는 기간을 뜻하는 '노동 기대여명'은 남성이 41.4년으로 여성(30.5년)보다 10년 이상 일을 오래 했고 퇴직이나 해고로 직장을 그만두는 이탈률은 남성은 55~59세, 여성은 25~29세에서 가장 높았다. 양성평등이 강조되고 있지만 출산ㆍ육아 등으로 30대에 직장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이 아직도 많은 것이다.
임 센터장은 "고학력과 그에 따른 고용수준 기대 상승 등으로 젊은층의 노동시장 진입은 앞으로도 늦어질 것"이라며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노인 일자리 활성화, 여성의 노동 기간 증가 등 다양한 노동시장 구조 변화에 대응할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