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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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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은 꼭 필요하다

입력
2013.05.1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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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DMZ 내 세계평화공원 조성' 제안은 중요하고도 큰 의미를 가진 결단이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파행으로 이끄는 현 시국에서, 바다의 DMZ라 할 NLL 인근에서 북한이 자행했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란 깊은 상처가 아직도 선명한 상황에서 용기 있는 호소이다.

'DMZ 세계평화공원'에서 '평화'의 개념은 인간과 인간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환경 간의 평화도 포괄하는 것이다. 한 때 처절했던 인간 간의 살육이 벌어졌던 그곳을 이제 남북한은 물론, 전쟁에 가담했던 모든 국가들이 상호신뢰를 회복하고 교류·협력하는 평화의 무대로 만들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더불어 인간에 의해 초토화되었던 자연환경이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다시 살아난 그 지역을 인간과 자연환경이 상호 신뢰하고 협력하는 생명의 공간으로 전화시키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남북을 가르는 분단선이자, 동시에 남북을 이어주는 연결선인 DMZ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우선 국내적 공감대 형성이다. 현재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국가성장과 민족의 통일대계를 위해서도 왜 DMZ에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국민들 사이에서 이해·확산되고 지지될 수 있도록 정책적 틀과 방법이 확정되고 알려져야 한다. 평화공원이 정치·군사·경제·문화·환경적 측면에서 우리의 국가이익에 부합하고, 중·장기적으로 통일을 준비·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홍보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가 아니라,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 국민의 대표지인 미 의회에서 평화공원 구상을 밝힌 것 자체가 세계시민을 상대로 한 의지의 표명으로 보고 싶다. 갈등과 대립의 상징지역인 DMZ를 평화와 신뢰·협력의 상징지역으로 변화시키겠다는 호소에 미국 국민을 필두로 전 세계 시민이 동의하고 화답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물론 DMZ 자체가 미국과 유엔, 중국을 포함하는 국제사회의 관심지역이기 때문에, 평화공원 구상은 앞으로 이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내용과 방법으로 채워지고 협의되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병행하여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DMZ 평화적 이용 구상의 실천을 위해서는 북한이란 상대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다. 북한 역시 DMZ를 관할하고 있으며, 어떠한 DMZ의 평화적 이용구상도 그것이 북한의 이해관계와 충돌할 경우 현실화될 수 없다는 것은 지난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바탕을 두고 심도 있는 논의의 과정을 거쳐 구상되고, 남북간 신뢰 회복과 교류협력 활성화를 목표로 천명되었을 이 제안의 진정성을 북한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이 전개되어야 한다. 평화공원 조성이 평화와 신뢰가 자라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는 인류역사가 주는 교훈에 입각하여, 암울하게만 보여지는 현 남북관계에서 창의성과 용기, 그리고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보자. 당장에 북한이 이 제안에 화답하지 않는다고 평화공원 제안을 접거나 비판하기보다, 남북이 DMZ를 평화적으로 만들고 이용하는 데 합의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남북 간의 약속과 교류협력도 일순간에 무너지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체험을 되새기며 인내를 가지고 추진해보자. DMZ 평화공원이 한반도 평화정착,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의 평화협력, 지구촌의 평화·번영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음을 인식하고, 국가성장과 통일준비·촉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논의를 시작해보자.

손기웅 한국DMZ학회회장,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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