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일주일에 한 번씩 가톨릭 예비자 교리를 다니면서 많은 이들을 만나고 있다. 연령도 직업도 성별도 출신지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신을 섬기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자발적인 요구에 의해 즐겁고 기쁘게 하고 있다.
신에게 다가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는 것, 이것은 내게는 아주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다. 사실, 종교에 대해서 나는 매우 피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유년과 소년의 시기에 신의 존재를 조금도 확신할 수 없으면서도 교회에 나가 신앙 고백할 것을 강요 받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권고라는 형식으로 자식들에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곧 좋은 아들이 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셨다. 그 말대로라면 교회에 다니지 않으면 나쁜 자식, 나쁜 아들이 되는 것일 텐데, 그것을 어떻게 거역한다는 말인가. 몸만 교회를 다녀서 그런지, 나는 영적인 각성을 하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교회를 다니다가 사춘기를 통과하면서 스스로 냉담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가족들과의 관계마저도 틀어졌다.
지난주에는 교리 교육을 받는 사람들끼리 모여, 왜 신앙생활을 하려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대부분이 가족이 권해서라는 대답을 했다. 신앙이 권유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나는 여전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순간 그 신앙의 나의 것이 될 수만 있다면, 내 삶은 훨씬 두터워지리라 생각하고 있다.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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