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9일 신임 사무총장에 3선의 박기춘(경기 남양주을) 원내대표를 임명했다. 당내 서열 2위이자 소속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임기 만료 전에 임명 당직을 맡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새 지도부 출범에 따른 주요 당직 인선안을 논의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김관영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도부 내에 당의 어려움을 하루라도 빨리 헤쳐나가기 위해선 사무처 업무에 정통한 인사가 사무총장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김 대표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겠다는 원칙에 따라 박 원내대표에게 사무총장직을 제안했고, 박 원내대표는 임기가 남았다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고심 끝에 이를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박 신임 사무총장은 열린우리당 시절 사무처장을, 통합민주당에서는 수석사무부총장을 각각 지낸 바 있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이번 인선은 새롭게 변화된 지도부가 당 대표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개편된 만큼 열린우리당의 원내정당화 실험 이후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투톱 시스템에 가까웠던 당내 권력지도를 당 대표 중심으로 재구성하겠다는 뜻이다. 박 사무총장은 김 대표가 과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였을 때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상례를 벗어나면서까지 김 대표와 박 사무총장이 큰 결단을 내려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무총장 인선에 따라 원내대표단의 공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박 사무총장이 임명장을 받게 되면 15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까지는 원내사령탑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한편,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보본부장에는 박광온 전 대선 선대위 대변인,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최원식 의원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정책연구원장에는 최재천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