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실력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박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ㆍ하원 합동연설에서 특유의 또렷한 발음으로 영어실력을 발휘했다. 34분 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해 환호성을 유도하는 등 좌중의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박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미 상공회의소 초청 오찬 연설에서도 8분간 영어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설명했다.
7일 백악관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도 박 대통령의 영어실력이 회자됐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오바마 대통령의 즉석 제안으로 10여분간 백악관 중앙 관저 로즈가든 주변을 산책할 때 통역을 대동하지 않았다. 이어진 두 정상간 공동기자 회견 때도 박 대통령은 동시통역사의 말을 전달해 주는 리시버를 착용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미국 도착 직후인 6일 유엔 방문 때는 방명록에'대한민국은 한층 번영되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유엔과 항상 나란히 설 것'이라는 내용을 필기체 영어(The Republic of Korea will always stand side by side with the UN to promote a more prosperous, happier global community)로 썼다.
인터넷 등에서는 박 대통령의 영어 연설을 두고 찬반 논란도 벌어졌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박 대통령의 영어 연설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영어실력은 싸이가 한 수 위인데 박 대통령은 영어로 연설하고 싸이는 한국말로 노래한다. 누가 더 자랑스러운가"라며 비판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앞서 미국을 방문해 상ㆍ하원 합동연설을 했던 전직 대통령 가운데 이승만(1954년) 노태우(89년) 김대중(98년) 전 대통령은 순영어로, 김영삼(95년) 이명박(2011년) 전 대통령은 우리말로 연설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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