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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어 의류업계에도 '공정무역'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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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어 의류업계에도 '공정무역' 바람

입력
2013.05.0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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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매년 5월 둘째 주 토요일)은 '세계 공정무역의 날'이다. 땡볕 아래 붉은 커피 열매를 하루 종일 따고도 일급(4, 5달러)이 커피 한잔 값에 불과한 라틴아메리카 커피 노동자 등의 현실은 최근 몇 년간 공정무역의 최대 화두였다. 제 값을 주고 생산하는 '공정무역 커피' 브랜드가 세계 각지에서 확대되고 있는 것은 공정무역 운동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커피, 유기농 과일 등 식품 분야에서 자리 잡은 공정무역 혁명이 의류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월급이 4만원 가량 되는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이 붕괴돼 948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이 의류 공정무역 요구에 불을 붙였다.

미국의 온라인 의류판매 업체인 에버레인은 최근 홈페이지에 자사 판매 의류 생산 공장들에 대한 설명을 추가했다. 에버레인은 조만간 의류 생산 단가를 추가 공개하고 공장 사진도 첨가할 예정이다. 마이클 프레이맨 에버레인 대표는 "그 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상품이 어디에서 생산되고 노동환경은 어떻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외부단체가 인증하고 임원들이 공장주를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적절한 의류 생산업체를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전문 백화점 노드스트롬도 자사가 판매하는 의류가 어떤 노동조건에서 생산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침구ㆍ욕실용품 전문 온라인 판매업체인 베드배스앤드비욘드도 이달 들어 공정무역으로 생산한 가운을 팔기 시작했다.

나이키, 월마트, 갭 등이 참여하는 '환경을 생각하는 의류연합'은 지난해 환경 지표를 설정한 데 이어 올해 가을 노동ㆍ사회 지표를 포함한 새로운 지표를 도입할 예정이다.

NYT는 "의류 판매 업체들은 의류 생산 과정이 여러 국가로 나눠져 복잡한데다 가격이 싼 옷은 노동 환경이 어떻든 널리 팔린다는 이유로 자사 판매 의류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데 소극적이었다"며 "그러나 노동 환경 정보 공개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업체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국가 지도자와 노동ㆍ소비자 단체들도 최근 의류 공정무역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임 노동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할인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조차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제품에 제 값을 지불할 용의가 있으며 실제 그렇게 행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건대 노동학 강사인 이언 로빈슨은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고 생산된 상품에 대한 요구가 실제로 존재한다"며 "(상품의 생산 과정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소비자들은 그것에 대해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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