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소방관 상당수가 사고현장 출동에서 겪은 충격에 의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 춘천병원과 강원도 소방본부는 지난해 도내 소방관 1,993명을 대상으로'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검진 결과 전체의 5.8%인 115명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고 9일 밝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은 자신이 경험한 참사나 치명적인 사건을 회상하면서 지속적으로 불면, 우울, 악몽,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 가운데 5명은 정신과 전문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110명도 추가 상담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긴급한 상황에 출동하는 119구급 대원 444명 중 7.2%인 32명이 PTSD 위험군으로 일반 구조ㆍ화재 요원보다 위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각종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119대원들은 참혹한 사고 현장을 목격하거나 심하게 훼손된 시신을 수습하는 경우가 많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발병 위험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고위험군 확진 판정을 받은 5명의 소방관 대부분이 119구급 활동 중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모(37) 소방관은 "참혹한 사고 현장 등 다양한 외상에 노출 빈도가 높다 보니 불면이나 불안 증세를 보이는 동료가 상당수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국립 춘천병원과 강원도 소방본부는 지난 7일 정신건강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소방 공무원들에게 정기적인 정신건강 증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PTSD 확진 판정을 받은 소방관 5명에 대해서는 춘천병원에서 방문·통원치료 등 사후 관리하기로 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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