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싱크탱크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미국외교협회(CFR), 한미경제연구소(KEI)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공동 개최한 '박근혜 대통령 방미 성과' 세미나에서 한미 정상이 한 목소리로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스콧 스나이더 CFR 선임연구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내용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며 "이는 이번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신뢰 외교를 통해 대북 정책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보다 더 자유로운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되면 모든 기준이 무너진다"며 "따라서 한미 정상이 북핵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한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것은 적절하다"면서 작은 것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하라고 권고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거칠게 반응하는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1950년에 그런 훈련을 했다면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연합훈련을 축소하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CSIS 선임연구원(조지타운대 교수)은 박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한미원자력 협정 개정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한 점을 언급하면서 향후 한미간에 이 문제를 둘러싸고 어려운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는 박 대통령이 영어로 또박또박 발음하며 의회 연설을 한 것과 관련해 "연습을 많이 한 것 같아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에이브러햄 김 KEI 부소장도 "박 대통령이 (그를 의회 연설에 초청한) 존 베이너 하원 의장보다 영어를 더 잘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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