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로 인해 건강과 일상생활에 대한 불편이 가중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황사를 심각한 환경문제로 인식하게 되었고, 지구 사막화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사막화가 육지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연안 바다와 전 세계 바다 속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바다 사막화는 바다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쉽게 관찰되지도 않고 황사처럼 직접적인 불편도 끼치지 않아 그 동안 그 심각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경우 해양환경을 가꾸는 것은 곧 해양자원 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그런데 지난 몇 년 간 바다 사막화 현상이 우리 동해안과 제주 연안에서 급속히 진행되었으며 남해 및 서해로도 확산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이에 국회와 정부는 황폐화된 우리 바다 속 생태계의 현실을 알리고 범국민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서 바다 숲을 조성하고 보존하기 위해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제정하였으며 올해 첫 기념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4월5일이 육지에 나무를 심는 식목일이라면 5월10일은 바다에 해조류를 심고 가꾸는 '바다 식목일'인 것이다. 현재 한반도 주변 바다 속에는 '갯녹음'이라고 불리는 바닷속 사막화가 진행 중이다. 갯녹음은 기후온난화에 의한 해수온도 상승, 해양오염원 증가 등의 영향으로 무성하던 해조류가 사라지고 시멘트와 같은 딱딱한 무절산호조류가 암반을 덮어 연안 생태계를 파괴하는 현상이다.
수산생물들의 서식장 역할을 하는 미역 모자반 다시마와 같이 우리에게도 친숙한 바다 숲이 자취를 감추면서 이곳에서 서식하던 어패류들도 사라져 1990년 140만 톤이던 연근해 어획량은 지난해 120만 톤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산물 수입량은 급증해 매년 3조7,000억원 상당의 수산물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동안 언론 등을 통해 힘들게 조업을 마치고도 빈 그물을 끌어올리는 우리 어민들의 모습을 자주 접하며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에 '바다식목일'이 제정됨에 따라 바다숲 조성사업이 잘 추진되고 해양생태계가 살아나게 되면 우리 어촌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다 숲은 육지의 열대 우림을 능가하는 공기정화능력을 갖고 있어 온실가스를 감소시키고 지구 온난화를 방지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뿐 만 아니라 해조류를 이용한 청정 바이오 에너지와 유용 기능성 물질의 공급원으로 개발할 수 있어 환경보호와 경제적 이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바다숲 조성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도쿄만 주변의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해조류 식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해양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유럽의 일부 선진국에서는 해조류를 이용한 에너지확보와 해양 신물질 개발을 위해 바다숲 조성이 용이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생산지를 옮겨가면서 지속적인 연구 및 투자를 펼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자연은 후손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다음 세대에게 생명이 살아 숨쉬는 풍요로운 바다를 물려주기 위해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본격적인 바다 숲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성공적인 산림녹화를 이룬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다숲 조성사업에 접목시킨다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제1회 바다식목일 기념식은 우리나라에서 갯녹음이 처음 발견된 제주도에서 열리는데 국민과 어촌이 행복한 창조적 바다로 나아가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제정된 '바다식목일'이 녹색의 바다, 생명의 바다로 나아가는 첫 삽이 되길 희망하며, 우리 후손들이 자랑스러워 할 해양·수산의 미래가 든든히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우리세대가 더욱 노력해 가야 한다.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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