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9일 이틀간 대구ㆍ경북지역에서 교량 받침대 붕괴사고와 크레인 전도 등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신천좌안도로 공사현장에서 일어난 콘크리트 빔 붕괴사고는 시공사가 무너진 빔을 완전히 파쇄하는 바람에 원인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조차 불가능케 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오전 8시쯤 대구 달서구 본리동 주민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김모(39)씨가 조종하던 크레인이 넘어져 김씨가 부상하고 현장관리사무소가 부숴졌다.
앞서 8일 오전 6시쯤 대구 수성구 상동 신천좌안도로 확장공사 현장에서는 교량 상판을 지탱하는 길이 45m짜리 콘크리트 빔 4개가 교각 위에서 땅으로 떨어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는 공사로 인해 차량통행이 금지돼 있고, 작업인부들이 모두 퇴근한 이후에 사고가 나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후에 벌어졌다.
상판 받침용 빔 붕괴는 원인에 따라 교량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철저한 원인 규명이 필수다. 하지만 시공사는 파쇄기를 동원해 1개에 무게가 135톤이나 나가는 빔 4개를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잘게 부쉈다.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원인규명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이미 일부 구간에는 빔이 설치된 상태로,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것일 경우 완공 후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는 문제다.
시공사 등은 “육안으로 보았을 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어 파쇄했다”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더구나 대구시 건설관리본부는 붕괴 발견 11시간만인 8일 오후 5시쯤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사고 사실 자체를 감추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시민 박모(49ㆍ회사원)씨는 “지하철 참사 이후 ‘고담대구’ 오명을 벗기 위해 대구시가 ‘안전도시’를 표방하며 노력한 결과가 감추기냐”며 “제발 시민들이 맘 편히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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