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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끙 앓는 청소년 고민 마을 공동체가 함께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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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끙 앓는 청소년 고민 마을 공동체가 함께 나눈다

입력
2013.05.0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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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A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김모(40) 교사는 어린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 학원 등 사교육 기관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학교가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씨는 "방과 후에도 마을 단위의 교육 주체가 있다면 청소년들의 창의적 체험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제까지 학교만의 몫이었던 청소년들의 대학진학, 학교폭력, 대안학교 등 공교육 과제가 앞으로는 마을 공동체가 함께 풀어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 노원구는 지역 공동체가 학교와 함께 청소년 교육에 나서는 '마을이 학교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노원구는 이를 위해 마을학교 200개를 세우고 초·중·고 성장이력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마을학교는 개인이나 기관, 단체 등이 자신의 경험을 활용해 청소년에게 재능을 기부하는 주민 참여형 배움터다. 가령, 축구를 좋아하는 주민이라면 청소년 축구교실을 열어 청소년을 가르칠 수 있다. 구는 재능기부자에게 시간 당 2만원의 강사비를 지원하고, 시간과 장소도 직접 조율해 준다. 노원구는 연말까지 이 같은 마을학교 200개를 개설하고 재능 나눔 강사를 50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마을학교는 단순히 취미 생활이나 방과 후 학습지원 수준이 아니라 앞으로는 초·중·고 성장이력 관리시스템에 기록돼 학생들이 진학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로도 쓰이게 된다.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탐색활동, 독서활동 등이 '마을학교 인증프로그램'에 입력돼 학교생활기록부에도 등재된다. 구는 이번 사업을 위해 올 2월 마을학교지원센터를 열었다.

이 프로젝트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에서 착안한 것으로 청소년들의 고질적인 왕따, 학교 폭력 등의 문제를 학교 안에서만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학교와 지역공동체가 협력해 청소년 교육에 적극 나서겠다는 선진적 교육시스템이어서 정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뚜렷한 목적 없이 초등학교 때부터 학업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며 "일본과 몇몇 유럽 국가들처럼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학교와 마을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교육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이밖에 진로·직업체험장 1,000개를 발굴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테마공원 및 피크닉 파크도 확충할 계획이다. 학교 중심의 마을운동회 개최 등도 지원한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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