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곳이나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을 보면 눈이 나빠진다'는 상식과 달리 시력이 나빠지는 원인의 80%가 유전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의상 교수팀은 2007~2011년 이 병원에서 시력검사를 받은 일란성 쌍둥이 240쌍, 이란성 쌍둥이 45쌍, 일반 형제와 자매 469쌍 등 성인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근시와 난시가 나타나는 양상의 일치도가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근시의 경우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이 근시면 다른 한 명도 근시일 확률이 83%에 달했다.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는 46%, 단순 형제ㆍ자매는 40%에 머물렀다. 난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일란성 쌍둥이의 일치도는 72%, 이란성 쌍둥이 28%, 단순 형제ㆍ자매 25% 순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근거리 작업을 지속하면 근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있지만 실제로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유전적 요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내 차단하는 것이 향후 연구방향"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4월호에 게재됐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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