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검찰이 2차 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장소였던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교도관으로 일한 한스 립쉬스(93)를 체포했다고 나치전범을 추적하는 사이먼비젠탈센터가 6일 밝혔다. 독일에서 나치 전범에 대한 공소시효는 인정되지 않는다.
검찰은 최근 독일 남서부 베덴뷔르템베르크 주에 살고 있는 립쉬스를 체포해 가택 연금했으며 두 달 내 정식 기소할 예정이다. 그는 나치친위대(SS) 소속으로 1941~1945년 아우슈비츠에서 복무했다. 독일 나치정권은 1940년부터 1945년 종전까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운영하며 유대인을 위시한 150만명의 수감자를 살해했다.
검찰은 립쉬스가 수감자 학살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투아니아 출신인 립쉬스는 나치 정권에서 ‘독일 혈통’ 자격을 인정받고 2차 대전 종전까지 SS에 복무했다. 그는 사이먼비젠탈센터가 올해 발표한 수배자 명단에 네 번째 순위로 올랐다. 1956년 미국 시카고로 이주했지만 나치 복무 전력을 숨긴 것이 뒤늦게 드러나 1983년 추방됐다. 립쉬스는 그러나 지난달 독일 일간 디벨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우슈비츠에서 내내 요리사로 일했으며 어떤 학살행위도 목격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독일 검찰은 2009년 학살에 직접 가담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접고, 폴란드 수보비르 강제수용소 교도관 출신인 이반 뎀얀유크(당시 89세)를 기소했다. 강제수용소의 목적 자체가 학살이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했다면 공범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나치 전범 추적은 활기를 띠었고, 현재 아우슈비츠에서 일했던 50명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2만8,000명 학살에 연루된 혐의로 미국에서 추방돼 독일 법정에 선 뎀얀유크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 도중이던 2011년 사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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