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타메를란 차르나예프가 죽어서도 묻힐 곳이 없는 비참한 처지에 놓였다.
7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타메를란의 고향으로 알려진 러시아 남부 북캅카스 지역의 체첸 자치정부는 그의 시신을 인도받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첸 자치정부 수장 람잔 카디로프는 6일 현지 학교 교장들과의 면담에서 “차르나예프 형제는 체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타메를란 시신 인도를 사실상 거부했다. 그는 “사람들이 ‘왜 체첸인 차르나예프 형제를 옹호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한다”면서 “그 동안 그들이 누구인지 파악하느라 기다렸지만 이제는 차르나예프 형제가 진짜 악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타메를란이 미국에서도 묻힐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시 장례식장에 타메를란의 시신을 맡긴 유족은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뉴저지 등 3개 주 당국이 하나같이 장지 제공을 거부해 6일로 예정된 장례를 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타메를란의 시신 처리를 두고 고향인 러시아로 보내거나 9ㆍ11 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처럼 수장하거나 악질 범죄자처럼 화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에 머물고 있는 타메를란의 어머니 주베이다트 등은 그의 시신을 러시아로 보내주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타메를란의 시신을 러시아로 보낼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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