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적 사고로 '의리'는 매우 중요하다. 유교 사상에서는 유난히 의리를 강조한다. 그래서 '도둑 사이에도 의리는 있다' '깡패들도 의리는 지킨다'같은 말이 들린다. 이 때 말하는 '의리'는 영어로 'honor'다. 본래 '명예'와 '존중'의 뜻인데 한국인이 말하는 '의리'와 상통하고 loyalty나 faithfulness와 연결된다. 토머스 제퍼슨은 '어느 누구도 잘못된 언행으로 명예를 얻을 수는 없다(Nobody can acquire honor by doing what is wrong)'고 말하며 명예로 의리는 중요한 잣대라고 강조했지만 아테네의 비극 시인 소포클레스는 명예를 명예롭게 사느냐 아니냐로 구분하며 '사기로 성공하기 보다는 명예롭게 실패하라(Rather fail with honor than succeed by fraud)'고 권하기도 했다.
그런데 영어 속담 중에는 두 가지 말이 상존한다. 하나는 'There is honor between thieves'란 말처럼 '도둑도 자기네들끼리는 의리를 지킨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좀더 쉽게 동물의 빗대어 'Dog goes not eat dog(개는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혹은 'Hawks will not pick out hawks's eyes(매는 매의 눈을 공격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 영어에서는 'There's no honor among thieves(도둑들 사이에는 의리가 통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더 흔하다. 왜냐하면 도둑은 언제든 동료를 배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에는 'we must treat the insiders, the other thieves with honor'는 표현도 있는데, 이는 자기네 식구를 챙기고 다른 도둑은 존중해준다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치계에서는 '의리'와 '명예'를 두고 말들이 많다. '의리는 고귀한 정신이지만 지나치면 정치의 무덤이 된다(Loyalty is a fine quality, but in excess it fills political graveyards)'고 말한다. 최근에는 '당신이 우릴 위해 죽지 않을 거라면 우리보고 당신 위해 죽으라고 말하지 말라(If you will not die for us, you cannot ask us to die for you)'는 말도 있다. 한편 사업에서도 이 말이 응용되는데 '진실을 위한 것이라면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따라야 한다(Loyalty is the pledge of truth to oneself and others)'는 말도 있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은 '편협된 의견에 매달리는 것은 인간 영혼을 옭매게 된다(Loyalty to petrified opinion never yet broke a chain or freed a human soul)'라며 의리를 위해 상식을 벗어나지 말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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