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인 '에코 세대'(1979~92년생)의 자살률이 10년간 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88만원 세대'로 대변되는 젊은 층의 구직난과 경제난이 자살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우리나라 세대별 자살 특성 분석'에 따르면 에코 세대가 9~22세였던 2001년의 10만명 당 자살자 수는 4.8명이었지만 2011년(19~32세)에는 24.5명으로 5배나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나눈 6개 세대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베이비붐 세대 바로 아래인 포스트부머(1964~78년생)의 자살률이 13.7명(2001년)에서 2011년 32.6명으로 2.4배 정도 늘어 증가폭이 두 번째로 컸으며,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도 18.3명(2001년)에서 40.6명으로 2.2배나 늘었다.
구직난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에코 세대 자살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정됐다. 보건사회연구원 송태민 연구위원은 "에코 세대는 2007년 학자금 대출로 인한 신용불량자의 증대, 취업난, 생활고 등으로 자살률이 급속히 증가한 것으로 보이고, 포스트부머ㆍ베이비붐 세대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2008년부터 급속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연구위원은 "에코 세대의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10년 동안 에코 세대가 성장하면서 자살률이 자연스레 증가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기간 연평균 자살률은 포스트부머 세대가 2,927명(일 평균 8.03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이비붐 세대가 2,204명(6.07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에코 세대는 1,411명(4.18명)으로 가장 적었다. 성별로는 모든 세대에서 남자 자살자가 여자보다 많았고, 모든 세대 남자가 기온이 상승해 감정 기복이 심한 5월에 가장 많이 자살했다. 지역별로는 남자는 강원도, 여자는 충남도의 자살률이 높았다.
송태민 연구위원은 "2020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는 65세, 에코 세대는 30대 전후로 진입하기 때문에 계층 이동으로 인한 자살률 증가 가능성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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