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순방길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뉴욕 동포간담회 참석을 시작으로 6일 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부터 외국을 방문하면 으레 동포들과의 간담회부터 가졌다. 이번엔 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을 만난다는 의미도 있다.
박 대통령의 숙소인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3층의 동포간담회장은 첫 여성 대통령을 맞는 동포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박 대통령의 격려사가 진행되는 동안 박수가 15차례 터져 나왔고, 발언이 끝나자 참석자 대부분이 일어서 5분여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다홍색 고름으로 포인트를 준 화사한 아이보리색 한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첫 행사부터 한복을 입고 나온 것은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겠다는 생각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3,4차례에 걸쳐 다양한 종류의 한복패션을 선 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은 8년 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뉴욕 방문을 회상하는 것으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그는"그때도 북한 핵개발이 가장 심각한 이슈였고 방미 기간에는 일본이 독도 도발을 해서 미국에서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뉴욕 출신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을 언급하며 창조경제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집에서 녹화하고 영화 보는 일에 사용했던 비디오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낸 나라는 바로 우리 한국"이라며 "뉴욕에서 큰 활동을 했던 백남준 선생이 그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낙마한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의식한 듯"재외동포 인재들에게 고국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더 많이 열어드릴 생각"이라고도 했다.
이날 동포간담회에는 뉴욕과 뉴저지 인근에 사는 동포 30만명을 대표해 450여명이 참석했다. 민승기 뉴욕한인회장과 ABC방송의 간판 앵커이자 기자인 주주 장(한국명 장현주), 아시아 여성 최초로 미국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가 된 석지영 교수 등이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6일에는 유엔본부를 찾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30분간 환담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뉴욕 JFK공항에서 숙소에 이르는 동안 뉴욕 경찰로부터 헬기를 동원한 경호와 교통통제의 예우를 받았다. 외교부측은 "뉴욕은 교통 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이전 어떤 정상 방문의 경우에도 교통통제가 이뤄진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공식 수행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방미에 수행한 중견ㆍ중소기업들의 비즈니스가 다들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1명의 이번 방미 경제수행단 중 중견ㆍ중소기업인 대표는 20명에 달한다.
뉴욕=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