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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보면 울음 그치던 아이, 안구건조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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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보면 울음 그치던 아이, 안구건조증에…

입력
2013.05.0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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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섯 살 아들을 키우는 안모(34ㆍ경남 창원)씨는 올 들어 교직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아이가 울거나 보챌 때면 응급처방으로 스마트폰을 아이 손에 쥐어 줬다. 아이가 만화 '뽀로로' 영상을 보면 금세 몰입하며 울음을 그친다는 이유에서다. 안씨는 인터넷 직장맘육아카페 등을 통해 뽀로로 영상을 스마트폰에 내려 받거나 만화 '로보카폴리'등을 올려놓은 블로그들을 즐겨찾기로 지정해뒀다.

엄마의 스마트폰으로 하루 1시간 이상 만화를 보던 아이는 그 뒤엔 순위 경쟁을 유도하는 각종 스마트폰 전용 게임에 3시간 넘게 빠지곤 했다. 안씨는 "2주 전쯤 아이가 갑자기 눈이 따갑다며 자꾸 만지기에 안과에 데려갔다가 안구건조증 진단을 받았다"며 "아이가 (스마트폰을) 장난감마냥 여겨 달라고 보채면 준 탓인지 벌써 아이의 눈 건강에 문제가 생겨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스마트 기기로 장시간 만화영화, 게임 등을 즐기다 안구건조증에 걸리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세 미만 안구건조증 환아는 2만5,827명으로, 2008년 2만3,043명, 2009년 2만4,963명, 2010년 2만5,597명, 2011년 2만5,780명에 이어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그 성분에 이상이 생겨 눈에 통증과 함께 뻑뻑한 느낌이 드는 증상으로, 계속 방치하면 각막이 손상되고 심각한 시력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안구건조증이 건조한 날씨, 알레르기 등 여러 요인으로 생기지만 어린이의 경우 특히 스마트 기기에 대한 지나친 몰입이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황기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눈물 분비가 적어 건조증을 앓는 성인과 달리 아이들이 앓는 건조증은 스마트 폰 화면 등에 집중하느라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적어지면서 생긴다"고 말했다. 보통 눈을 깜박이는 횟수는 1분에 15~20회인 반면 스마트폰 등에 집중하면 1분에 10회 미만으로 줄어든다는 것.

김민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스마트 기기들은 화면이 작아 아이들 대부분이 권장 독서 거리(30~40㎝)보다 가까이서 보기 때문에 눈동자를 조절하는 안구 근육도 쉽게 피로해져 눈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말했다.

스마트 폰 과다 사용은 가성근시 등 다른 눈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김태진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안과 교수는 "장시간 화면에 집중하면 홍채 근육이 긴장해 주먹을 오래 쥐고 있으면 펴기 힘든 것처럼 화면을 주시하다가 먼 곳을 바라봤을 때 한참 지나야 초점이 맞춰지는 '가성근시(가짜근시)'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ㆍ유아 양육 관련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이와 약속을 통해 스마트 기기 이용시간을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은 "부모가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기울여야 할 노력을 스마트 기기에 떠넘겨서는 안된다"면서 "아이와 미리 시간을 정해 놓고 '10분 남았다'는 식으로 구체적 시간을 알리며 아이 스스로 자제하도록 곁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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