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여야 지도부 교체의 달'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4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대표가 선출됐고, 이 달 중순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원내지도부가 임기를 마치고 거의 동시에 물러난다. 다만 내년 7월까지 임기가 남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여야 리더십의 등장이 앞으로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황 대표와 김 대표는 모두 수도권 출신으로, 중도 성향의 타협 형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두 사람이 당분간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민생과 성과를 강조한 것과 민주당 내 강경파인 친노ㆍ주류 세력이 전당대회에서 완패해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 대표는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시절인 2006년 여야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대치 때 사실상 재개정을 약속하는 양보안을 내 타협을 이끌어낸 적이 있다.
또 10월 재보선까지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고, 내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여야가 요란한 싸움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일단 정책 경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6월 임시국회에서부터 경제민주화, 복지 입법 등을 놓고 격돌할 것이다.
그러나 여야의 해빙 분위기가 예상외로 빨리 끝날 수도 있다. 양당에 강성 원내사령탑이 들어서는 경우다. 16일께 실시될 예정인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낸 4선의 이주영 의원과 3선의 최경환 의원은 모두 친박계이다. 당내엔 "두 사람 중 누가 당선되든 청와대의 뜻에 최대한 따르기 위해 대야 관계를 강경하게 이끌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두 사람 중엔 최 의원이 상대적으로 더 강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5일로 확정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전병헌 우윤근 김동철 의원 등 3선 의원들 간 3파전이 될 것이 유력하다. 범주류인 전 의원은 벌써부터 '강한 야당 복원'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도ㆍ온건파인 우윤근 의원과 비주류인 김동철 의원은 필요하면 여권과 각을 세우되, 여야 대화와 민생 정책을 중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김한길 대표를 보완할 수 있는 강성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을 경우 전 의원에게 표가 쏠릴 수 있다. 반대로 신임 대표와 최고위원들 중 호남 출신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 부각될 경우엔 비(非) 호남 출신인 전 의원 대신 전남 광양 출신인 우 의원이나 광주 출신인 김 의원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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