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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STX 살리려 2조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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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STX 살리려 2조 내놓을까

입력
2013.05.0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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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 이어지고 있어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쉽지 않아

STX채권단이 유동성 위기로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계열사에 연말까지 추가 지원해야 할 자금이 8,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에도 STX 계열사에 회사채 만기자금(1조3,000억원)이 줄줄이 돌아와,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수용할 경우 내년까지 2조원 이상을 떠안아야 한다. 조선ㆍ해운업의 업황부진에 은행권 수익성도 반토막이 난 상황이라 산업은행에 이어 다른 STX 채권은행들도 자율협약 신청을 동의할지 주목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 채권단 실무진은 추가 자율협약을 신청한 (주)STX, STX엔진, STX중공업, 포스텍 등 4개 계열사에 대해 자율협약 신청 수용여부를 6일 논의한다. 이들 채권단 한 곳이라도 반대할 경우 원칙적으로 자율협약 성사가 어려워진다. 산은 관계자는 “실사 결과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채권단의 자율협약은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재계 서열 13위인 STX가 무너지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STX 그룹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채권단이 부담해야 할 자금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우선 올 한해 STX 주요 계열사의 회사채 만기도래액이 1조8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채권단의 지원은 STX조선해양에 5월 만기도래액(3,000억원)과 운영자금(3,000억원)을 포함한 6,000억원이 전부라, 최소한 7,800억원 가량의 만기도래액뿐만 아니라 추가 운영자금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9,100억원, 4,200억원의 STX 계열사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어 채권단 지원액은 2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앞서 STX조선해양이 지난달 자율협약을 신청할 때에도 은행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자금 지원에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1조8,000억원)이 지난해 동기대비 44.9%(1조5,000억원) 감소했고, STX 주채권은행인 산은,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등 특수은행의 순이익은 72.8%(5,000억원)나 줄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늘고 저금리 기조로 이자수익도 감소해 STX에 거액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STX는 자산 매각, 구조조정, 각종 경비 축소 등 자구책 마련 중에 있다. 이미 3일 STX에너지 지분 43.15%를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 4,000억원 이상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중국 내 조선소인 STX다롄과 STX핀란드, STX프랑스 등 유럽 지역 조선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TX그룹 관계자는 “회사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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